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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 선거] 3인 후보 첫 TV토론 — ‘경험 대 정직’∙‘안보 대 개혁’∙‘연방과 갈등’ 충돌
- K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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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 3인 후보 초청 첫 TV토론이 뉴욕시민들의 관심 속에 16일 오후 7시부터 두시간 동안 생중계됐다. (좌측부터)앤드류 쿠오모 후보, 커티스 슬리와 후보, 조란 맘다니 후보. <출처:REUTER>
뉴욕시장 주요 후보 3인의 첫 TV토론이 16일 오후 7시부터 생중계돼 유권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조란 맘다니, 앤드류 쿠오모, 커티스 슬리와 뉴욕시장 후보 3인은 NBC 4 / Telemundo 47과 Politico가 공동 주최하는 TV토론에 참석, 자신들의 정책과 열정을 담은 생생한 화면을 2시간 여 동안 뉴욕시민에게 전달했다.
주요 언론은 후보들간의 처음 토론 무대 분위기를 전하며 ‘행정경험과 리더십’, ‘안보·국제정책’, ‘트럼프 정권과 연방 관계’ 등 주제토론에서 정면 충돌을 불사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1. 행정경험과 리더십 자격 ‘설전’
쿠오모의 공격 vs 맘다니의 반격
전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는 토론 초반부터 맘다니를 향해 “이 직업은 처음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맘다니의 젊은 나이(33세)와 과거 “정식 직업을 가져본 적 없다”는 표현을 강조하며, 대규모 예산과 수많은 직원, 위기 대응 능력 등 행정 리더십 역량에서 부족함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맘다니는 과거 경험이 부족한 점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경험이 부족하지만 정직함을 갖고 있다”는 태도로 반격했다. 또한 쿠오모의 요양원 코로나19 사망자 대응이나 과거 성희롱 의혹 사건 등 스캔들을 언급하며, “정직하지 못하면 경험으로 결코 메울 수 없다”는 메시지로 맞섰다.
쿠오모 측은 맘다니와의 반복적 충돌을 통해 지지층 일부를 흔들어 보려 했지만, 맘다니는 비교적 안정된 무대 매너와 논리적 반박으로 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가디언지는 보도했다.
슬리와의 중재와 존재감 부각전략
공화당 후보 커티스 슬리와는 이 둘의 공방 한복판에 끼어들며, 때로는 “소외당하고 있다”며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듯 보이며 자신도 공격 대열에 합류했다. CBS뉴스의 경우, 슬리와는 맘다니와 쿠오모가 지나치게 이상주의 또는 관료주의적 접근에 빠졌다고 비판하면서, 두 후보 모두가 도시 안보와 행정 책임을 경시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했다.
슬리와는 자신이 “전문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일종의 ‘정치 바깥’ 이미지를 강조했고, 두 후보가 설계한 과거 형사정책 개혁(예: 현금 보석금 개혁 등)을 “범죄 증가의 원인”으로 몰아붙이는 전략을 택했다고 CBS뉴스는 해석했다.

토론을 마치고 악수하는 쿠오모와 맘다니 후보.
2. 안보·국제이슈-이스라엘·하마스전쟁과 중동외교
맘다니의 입장과 쿠오모의 공세
토론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전장처럼 된 것은 중동 문제였다. 맘다니는 가자 지구 인도적 위협과 휴전을 강조하면서, 공세적 외교보다는 민간인 보호 중심의 접근을 내세웠다. 반면 쿠오모는 맘다니가 하마스를 명확히 비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 공격했다. 그는 맘다니의 “이스라엘이 유대 국가로 존재할 권리가 있다는 표현에 반대했다”는 발언을 문제 삼으며, 맘다니가 분열적 인물이라고 몰아붙였다.
맘다니는 이에 “나는 이스라엘의 존재권을 거듭 인정해 왔다. 단, 인종 또는 종교 기반의 위계질서를 허용하는 국가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답하며, 자신이 중도와 원칙 사이 균형을 지향한다고 주장했다. 또 모스크 방문 등 무슬림 정체성과 소수자 권리 강조를 통해, 유대인 공동체뿐 아니라 이슬람 공동체에도 동등한 대표성을 약속했다.
쿠오모는 이 공격 외에도, 맘다니가 중동 문제에서 모호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뉴욕시내 유대인 유권자들의 불안을 부추긴다는 인상을 주려 했다.
유대인 옹호 슬리와
슬리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을 두 후보가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판하면서, 특히 유대인 주민들이 맘다니에게 반유대주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받을 수 있을지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맘다니는 즉각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시장이 되겠다”면서 유대인 유권자들과의 접촉 경험을 소개하며 응답했다.
3. 트럼프 정부, 연방관계 및 뉴욕재정 위험도
쿠오모의 미연방 정부 예산압박 탈출 전략
토론 후반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및 연방 압박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맘다니, 쿠오모, 슬리와 모두 트럼프가 뉴욕에 방위군을 보낼 가능성에 반대했지만, 그 방식과 강도에 대해 각자 색이 달랐다. 쿠오모는 주지사 시절부터 트럼프와의 갈등을 여러 차례 벌인 바 있고, 이번 토론에서도 “트럼프가 뉴욕을 공격하면 전 단계에서 싸우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맘다니는 연방과의 협력을 완전히 배격하지 않고, 대통령과 협력해 시민 생활비를 낮출 수 있다면 협력하겠다는 유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동시에 트럼프의 정치 기소나 강제 추방 정책 등에는 강경히 반대하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했다.
토론 중 맘다니는 쿠오모가 트럼프와 통화해 선거도움을 요청했다는 공격을 받았고, 쿠오모는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마지막 통화는 2024년 7월 펜실베이니아 암살 시도 사건 이후였다”고 반박했다.
재정 압박과 뉴욕의 위험에 관하여
여기에 더해, 맘다니가 사회주의 또는 급진적 재정 개혁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여론 지형이 토론 속 암묵적 변수로 작용했다는 보도도 눈에 띤다. 그의 지지율 우위에도 불구하고, 반대진영에서는 맘다니가 ‘사회주의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만약 쿠오모가 주지사로서 맘다니를 공식 지지하거나 중립적 지지를 표명할 경우, 뉴욕이 연방 차원에서 재정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풍부한 정치 경험과 연방 수준의 네트워크를 강조하며, 맘다니와의 대비를 극적으로 부각시키려 했다. 그는 중앙정치 경험, 위기 관리 실적, 예산 운용 역량 등을 언급하면서 “즉시 실행 가능한 리더십” 이미지를 거듭 그리고 꾸준히 강조했다고 CBS뉴스는 평가했다.
슬리와는 이 지점을 놓치지 않고, 맘다니가 연방과의 갈등을 과도하게 벌일 경우 뉴욕시 정부가 재정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며, 보다 현실적이고 타협 가능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후보토론에 대한 평가와 전망들
첫 TV토론 무대는 상당히 격렬했고, 맘다니-쿠오모 간의 개인적 공격과 정책 공방이 교차했다는 것이 언론들의 공통적인 보도다. 맘다니는 경험 부족 공격을 정직·원칙 이미지로 방어하며, 쿠오모는 스캔들과 과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 베테랑’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려 했다. 슬리와는 중재자 혹은 비판자로서 두 후보를 동시에 흔드는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
현재 여론조사에서 맘다니는 여전히 두 자릿수 격차를 유지하며 선두에 있다. 예컨대 퀴니피악대학교 여론조사에서는 맘다니 46% 대 쿠오모 33%, 슬리와 15%를 기록했다.
다만 쿠오모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CBS뉴스는, 에릭 애덤스 시장의 출마 철회 이후 쿠오모 지지율이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는 조사도 인용했다.
남은 토론(10월22일 예정)과 조기 투표 개시(10월25일)일정이 다가오면서, 각 후보의 메시지 조정과 공격 수위 변화가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맘다니가 ‘사회주의자’ 이미지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개혁 비전을 유지할 수 있을지, 쿠오모가 스캔들 그늘을 딛고 정치 경험으로 반격할 수 있을지, 슬리와가 제3후보로 존재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앞으로 남은 후보토론의 관심사라고 언론매체는 입을 모은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