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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 선거 D-데이 임박] 맘다니 vs 쿠오모 ‘2파전 압축’…슬리와는 보수색채 유지

뉴욕시장 선거가 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좌측부터>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와 앤드류 쿠오모 무소속 후보 2파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유대인그룹 지지를 받고 있는 커티스 슬리와 후보도 지지율을 높이는 중이다. 불법 해외 선거자금 유입으로 논란에 휘말린 맘다니 후보를 쿠오모 후보는 맹공격 중이다. <사진출처:로이터>

 

뉴욕시장 선거전 현황, 지지율이 승부처일까?

사전투표 개시 시점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뉴욕시장 본선 주자들인 조란 맘다니(민주당), 앤드루 쿠오모(무소속), 커티스 슬리와(공화당)가 12일(주일)에도 치열한 유세 경쟁을 벌였다고 에이엠뉴욕을 비롯 뉴욕 주요언론이 보도했다.

세 후보의 메시지 선택, 유권자 반응, 그리고 민주당 내부의 긴장감까지 더해지면서, 조란 맘다니의 압도적 독주를 예고했던 예비선거 결과에도 갈수록 이변 가능성이 나타난다는게 주요언론들의 예상이다.

쿠오모: 종교 지도자 70명 “한뜻으로 뭉치자”

쿠오모는 이날 별도의 공개 유세는 없었지만, 5개 자치구에서 70명의 목사, 주교, 사제, 가스펠 지도자들의 공개 지지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브루클린에서 18명, 브롱크스에서 36명, 맨해튼 7명, 퀸스 3명, 스태튼아일랜드 3명이 포함됐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신앙 공동체는 우리의 공동체 뿌리이자 희망의 등대”라며, 이들과 함께 “안전하고 더 정의로운 뉴욕을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뉴욕주 이탈리아계 정치위원회의 지지도 받았다고 알렸다. 쿠오모는 일요일에 별도의 유권자 대면 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이러한 종교 지도자 기반 지지 확보는 중도·보수 유권자층 쪽으로의 메시지 확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맘다니: 불법 해외 후원금 논란 돌파 안간힘

맘다니는 오전 일정은 비공개였지만, 오후에는 맨하탄의 리버사이드교회에서 연설했고, 브루클린 파크슬로의 베스 엘로힘 회당에서의 일정도 예정되어 있었다. 그는 민주사회주의자로 자임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종교 및 지역 커뮤니티와의 접점 확보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다만 이날(12일) 아침에는 언론 보도에 의해 그가 외국 주소를 둔 기부자로부터 약 1만3천 달러의 후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Campaign Finance Board) 규정에 따르면, 외국 주소를 둔 개인의 후원금은 보유할 수 없기 때문에 맘다니 캠프는 해당 기부금의 절반 이상을 이미 반환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야당과 경쟁자 측에서 ‘책임감’과 ‘준법’ 태세를 물을 빌미가 되고 있다.

한편, 맘다니는 쿠오모의 최근 연설과 태도를 비판하며, 특히 연방 검사장 리티샤 제임스의 기소 사안에 대한 쿠오모의 반응을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그는 도덕성과 진정성을 강조하며 진영 간의 가치 대결 구도를 부각하려 한다.

슬리와: 이탈리아계 유권자에 대해 어필중

슬리와는 12일(주일) 아침 콜럼버스데이를 기념해 콜럼버스 서클에서의 헌화 행사에 참석한 뒤, 브롱크스의 코스모스 파크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그는 “이탈리아계 커뮤니티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며, 콜럼버스 동상 철거 논란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슬리와는 전통·보수 유권자층에게 ‘문법에 맞는 상징’으로 어필하려는 전략을 유지 중이며, 이날 퍼레이드 참여는 지역 정서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다만 여전히 여론조사에서는 3위권으로 머므르고 있어, 상징적 메시지를 통한 돌파구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 분위기와 사회주의 논쟁

조란 맘다니는 민주당 경선에서 쿠오모를 제치고 돌풍을 일으킨 뒤, 민주당 주류층에서는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맘다니는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라 칭하며, 무상교통, 저소득층 주거 안정, 공동체 기반 서비스 확대 등 진보적 의제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이런 스탠스는 특히 전통 중도파 민주당원 및 기득권층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본지는 민주당계 한인 박윤용 대표 등을 통해 민주당 내부에서 사회주의 그룹의 세력 확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관점은 미국 내에서도  ‘중도 대 진보’ 갈등의 전형적 양상으로 분석되는 사안이다.

미국 언론에서도 맘다니의 당선 가능성과 그 의미를 주목하며, 민주당의 정체성과 방향성 변화 가능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AP 통신은 맘다니의 경선 승리를 “뉴욕 정계 지형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또한, 로이터 통신은 맘다니가 “기득권 민주당 내부에서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전하며, 그의 정책 노선이 향후 보수 연대의 공격 지점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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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존재하는 두 갈래 목소리

민주당 내부에서는 두 갈래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한쪽은 맘다니의 젊고 진보적 접근이 당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유권자를 끌어들일 기회로 본다. 다른 한쪽은, 사회주의라는 레이블이 중도층 및 독립 유권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며, 결과적으로 선거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을 한다. 특히, 공화당과 무소속 쪽에서는 맘다니의 이슈를 과격 또는 급진적 변화로 몰아붙이며 중도 유권자 이탈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 쿠오모는 이러한 내부 갈등을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그는 맘다니의 주장들을 “슬릭(slick) 슬로건”(편집자 주, 말만 번지르한 실행 불가능한 슬로건)이라 비판하고, 실질적 행정 경험과 실행력을 강조하며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자임해왔다.

선거 흐름과 유권자 쟁점, 관전 포인트

현재 여론조사 흐름은 맘다니가 안정적 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집계다. 예컨대 에머슨대학, PIX11, 더 힐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맘다니가 43%, 쿠오모 28%, 슬리와 10%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조사는 맘다니가 쿠오모에 15포인트 앞선다는 조사도 있다.

다만, 쿠오모는 에릭 아담스의 중도 지지층 일부를 흡수하며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아담스가 경선 이후 독립 후보로 남아 있던 중도 유권자층 일부가 쿠오모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선거예측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지켜볼 쟁점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재정 건전성 vs 복지 확대 — 맘다니의 복지·사회안전망 확대 공약이 시민세금 부담 증가라는 반론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치안과 경찰 관계 — 뉴욕시 치안 문제는 항상 유권자 민감 사항이며, 맘다니가 경찰 및 공공안전 사안에서 어떤 균형점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기부 및 캠페인 자금의 투명성 — 맘다니의 외국 주소 기부금 논란은 앞으로도 불법자금 유입이라는 공격 포인트가 될 여지가 크다.

-중도 유권자 흡수 경쟁 — 쿠오모와 슬리와 모두 맘다니에 비해 중도 지향 어필력이 더 강하다는 인식이 있어, 중간층의 움직임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

-사전투표율과 조직력 — 민주당 기반, 노동조합·진보 조직 등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동원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변수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말 한마디, 일정 한 건이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상황이다. 맘다니의 민주사회주의적 기조와 쿠오모의 경험주의 대결, 슬리와의 상징적 보수 메시지 — 이 세 흐름이 맞부딪히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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