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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 “무안공항 참사 소송, 미국 법원서 진행해야”…보잉사 책임 규명 촉구

뉴욕한인회가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사망자 179명)와 관련해 미국 법원에서의 소송 진행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14일 맨해튼 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좌측부터>음갑선 수석부회장, 이명석 뉴욕한인회장, 김동민 변호사.  (뉴욕한인회 제공)

 

사고 발생 300일 넘어도 진상조사 지연…”한국 법원선 공정한 보상·진실 규명 불가”

뉴욕한인회가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사망자 179명)와 관련해 미국 법원에서의 소송 진행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이명석 뉴욕한인회장은 14일 맨해튼 뉴욕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발생 300일이 넘도록 희생자 유가족들이 기본적인 조사 기록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잉사, 한국 법원 소송 유도…”진실 은폐 시도”

이 회장은 “사고기 제조회사인 보잉사가 소송을 미국이 아닌 한국 법원에서 진행하도록 모든 전력을 쏟고 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한 소송은 반드시 미국 법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회사인 보잉은 최근 수년간 수차례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 항공기 역시 보잉사가 제조했다”며 “유가족들은 미국에서 소송해야 사고 원인의 진실을 규명하고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법관 출신, 보잉 편들어 “충격”

뉴욕한인회 김동민 고문변호사는 이날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했다. “일리노이를 비롯한 여러 주요 지역에서 총 희생자 179명 중 약 절반의 유가족들이 미국 법률회사를 통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접수하는 초기 상황”이라며 “한국 대법원 판사 출신 박일환 변호사가 보잉사를 대변하는 의견서를 연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동민 변호사 “미국내 여러 법률회사들과 미국에서 소송진행될 수 있도록 조율 중” 

뉴욕한인회 “미국에 거주하는, 피해자 한인 유가족들 파악 중…한인회에 연락 당부”

 

박 변호사는 일리노이 연방법원에 제출한 ‘포럼 비적합(Forum Non Conveniens)’ 기각 신청 의견서에서 “한국 법원이 본 사건을 충분히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고, 손해배상도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로 보잉사를 옹호했다.

포럼 비적합이란 법원이 자신의 관할권이 있더라도 다른 법정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사건을 기각하거나 이송할 수 있는 법리로, 보잉사는 이를 근거로 미국 법원이 아닌 한국 법원으로 소송을 이송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 법원 소송의 치명적 한계…”수십 배 배상액 차이”

김동민 변호사는 한국 법원 소송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한국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될 경우 희생자 및 유가족들은 피고인 항공기 제조사 보잉사에 대한 증거 접근을 할 수 없다”며 “한국은 손해배상액이 1인당 최대 약 3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법원에서 인정되는 징벌적 배상 및 정신적·의료적 피해보상 등 손해배상 한도에서 수십 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잉과 같이 시스템적 결함이나 은폐가 문제된 사안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핵심인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배상 제도가 사실상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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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은 배심원 제도가 없어 피해자측의 공정한 평가 기회가 제한된다”며 “대형 항공기 결함·기업책임 사건에서 배심의 판단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핵심 증거는 미국에…한국선 접근 불가능

김 변호사는 증거 확보의 어려움도 지적했다. “보잉 내부 문서, 엔지니어링 기록, 내부 이메일 등 핵심 증거는 대부분 미국에 있다”며 “한국 법원에서 이러한 미국 내 증거에 대한 강제력 있는 확보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법원은 항공기 제조사 및 항공사 사고에 관한 풍부한 판례와 절차 경험이 있지만, 한국은 구조적·법적 한계가 크다”며 “이 사건은 단순한 보상 문제가 아니라, 미국 기업의 제품 결함 및 안전관리 책임을 묻는 국제적·역사적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유태인 179명이었다면…”

이명석 회장은 같은 상황을 가정하며 문제의 본질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만일 같은 상황에서 유태인 179명이 이스라엘 공항에서 사망했다면, 보잉이 이스라엘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을까?”라고 반문한 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전직 대법원 판사 중 아무도 보잉사측에 유리한 의견서를 미 연방법원에 제출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00일 넘도록 원인조사 지연…유가족 답답함 극에 달해

무안공항 참사는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경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폭발하면서 탑승자 179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다.

사고 발생 후 거의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블랙박스 분석, 엔진 조사 등이 진행 중이지만 최종 조사 보고서 발표까지는 1년 반에서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족들은 기본적인 사고 자료조차 제공받지 못한 채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조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보잉사는 포럼 비적합 법리를 내세워 한국 법원에서의 소송을 유도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유가족들의 분노와 답답함은 극에 달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보잉사의 이러한 시도가 피해자 가족들의 권리와 정의 실현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으로 소송을 이송하려는 시도는 진실 규명보다는 책임 회피와 배상액 축소를 목적으로 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미주 한인사회 목소리 높여 진실 규명 나선다

뉴욕한인회는 “1년 가까이 전혀 사고 원인이나 기본 자료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같은 한민족 공동체 차원에서 미주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높여 한국 국민 및 해외 유가족들이 진실을 알고 정당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뉴욕한인회는 타지역 한인회 및 한인 주요 단체들과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250만 미주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 이번 소송이 미국 연방법원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김동민 변호사는 “미국 내 여러 법률회사들과 미국에서 소송이 진행될 수 있도록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한인회는 미국에 거주하는 피해자 한인 유가족들을 파악 중이라며, 유가족들은 뉴욕한인회(연락처: 212-255-6969)에 연락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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