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물들인 코리안 퍼레이드—희망과 도전, 연대의 행진, 한인 이민 120년의 자긍심 표출

미동부 한인커뮤니티 최대축제 2025코리안 퍼레이드&페스티벌이 4일 뉴욕 맨해튼에서 ‘또다른 미래를 향한 도전’이란 주제아래 개최됐다. 뉴욕시장 후보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전 주지사와 커티스 슬리와 뉴욕시장 후보 등 정치인과 미주류사회 리더, 한인사회 리더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중앙 한복입은 이명석 뉴욕한인회장.<뉴욕한인회 제공>

 

4일, 코리안 퍼레이드&페스티벌 개최

가을 햇살이 부서지던 10월 4일 주말 정오, 맨해튼의 중심은 붉고 푸른 물결로 채워졌다. 아메리카 애비뉴 38스트리트에서 27스트리트 구간을 따라 행진한 ‘2025 코리안 퍼레이드 & 페스티벌’은 뉴욕 한인사회의 저력과 희망을 상징하는 거대한 축제의 장이었다.

이명석 한인회장 옆 쿠오모 전 주지사와 우측 커티스 슬리와 뉴욕시장 후보.

뉴욕한인회(회장:이명석)가 주최하고 뉴욕한국일보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또 다른 미래를 향한 도전(Challenge for Another Future)’을 주제로, 41년의 전통을 이어가며 미동부 최대 한인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 이민의 땀과 젊음의 열정이 만난 행렬

퍼레이드의 선두에는 뉴욕시경(NYPD) 기마대와 마칭밴드가 힘찬 박자에 맞춰 행진을 시작했다. 오색빛의 꽃차가 가을 단풍처럼 거리를 수놓았고, 그 뒤를 100여 개 한인단체와 기업, 청년단체가 따르며 다양한 세대와 인종이 함께 어우러졌다.

풍물과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전통무용과 K-팝 댄스가 이어지는 행렬은 한 세기를 넘어온 이민의 여정을 예술로 표현한 듯했다. 특히 뉴욕한국국악원, 재미한국부인회, KCS무용단, 춤누리무용단, 뉴욕한인청소년합창단의 한복 행렬이 거리를 지나자 관객들은 연신 “원더풀 코리아!”를 외쳤다.

그 순간, 맨해튼은 단순한 거리 행진이 아니라 한민족의 정체성과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무대로 탈바꿈했다.

■ 정치·사회계가 함께한 ‘공존의 메시지’

이날 퍼레이드에는 뉴욕시장 후보로 나선 두 정치인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와 커티스 슬리와 뉴욕시장 후보가 공동 그랜드마샬로 참여해 행렬의 선두를 이끌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또한 그레이스 멩 연방하원의원, 레스터 챙 주하원의원, 마크 레빈 맨해튼 보로장, 린다 이·줄리 원 뉴욕시의원, 폴 김 팰리세이즈팍 시장 등이 함께 자리하며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이들의 참여는 정치적 의례를 넘어, 한인사회가 뉴욕의 다문화 사회 속에서 이룬 존재감과 영향력의 증거였다.

퍼레이드는 ‘이민자 공동체’의 경계를 넘어 ‘함께 사는 사회’의 비전을 보여주는 시민축제로 확장됐다.

■ K타운으로 이어진 축제의 열기

퍼레이드가 끝나자, 맨해튼 32가 K타운은 다시 하나의 거대한 야외 무대로 변했다.

‘코리안 페스티벌 야외장터’에서는 갈비, 떡볶이, 김밥, 순대 등 한국 대표 음식의 향기가 거리를 가득 메웠고, 한복 입기·딱지치기·공기놀이 같은 전통체험 부스가 아이들과 외국인 방문객의 발길을 끌었다.

특설무대에서는 장고춤, 부채춤, 사물놀이, K-팝 공연이 이어지며 관객들의 환호가 멈추지 않았다. 농심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포토존, 영월군 산업진흥원의 ‘한국 장 만들기 체험’, 뉴욕한국교육원의 한국어 홍보 부스 등은 코리안 페스티벌만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한 음식 부스 관계자는 “준비한 음식이 모두 동날 정도로 시민들이 몰렸다”며 “이민 2세대와 외국인들이 함께 한국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가장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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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인분 대형 비빔밥을 함께 만드는 한인사회 리더들.

■ ‘품격 있는 한류’, 성숙한 시민의식 눈길

행사 후에도 관객들이 바닥에 떨어진 태극기와 성조기를 하나둘 주워 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쓰레기를 남기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행동은 코리안 퍼레이드가 단순한 볼거리의 행사가 아닌, ‘성숙한 한류문화의 현장’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었다.

뉴욕의 중심에서 한국의 정서와 예절이 자연스레 어우러진 순간이었다.

■ 또 다른 미래를 향한 발걸음

‘코리안 퍼레이드 & 페스티벌’은 이제 하나의 행사를 넘어, 이민 1세대의 땀과 헌신, 청년세대의 창의와 열정이 이어지는 다리가 되고 있다.

1970년대 소규모 거리행진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반세기를 넘어 뉴욕의 상징적 문화유산으로 성장했다.

그 행렬 속에는 조용히 뿌리내린 한인의 역사와, 새로운 세대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가 함께 담겨 있다.

2025년 코리안 퍼레이드는 그래서 희망의 행진으로 한인들에게 각인되기에 충분했다. 과거의 신앙과 땀, 오늘의 자부심, 그리고 내일을 향한 도전이 하나로 어우러진 한인사회 모두의 축제였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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