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
미완의 광복
- K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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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 목사 / 전 성결대 학장
올해가 1945년 8월15일 일본제국주의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날만 되면 대다수 국민들은 광복절 경축행사를 해왔으나 진정한 광복인가에는 미완의 과제가 남아 있다는 시각을 가진 이들도 많다는 것이다. 즉, 8·15는 ‘해방의 날’일 수는 있어도, 진정한 ‘광복의 날’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해방”이라는 단어는 외부의 힘에 의해 풀려났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광복(光復)”은 “잃었던 빛을 되찾다”는 자주적 회복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지만, 곧바로 자주적인 나라를 수립하지 못했고, 38도로 양분되어 미군과 소련의 군정 아래에 놓이게 되었다가,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는 서로 다른 체제를 세우고 극심한 이념 대립과 6.25와 같은 전쟁을 통하여 민족분단 72주년에 머물고 있는 지구상에 유일한 지역이다. 분단의 현실이 한민족의 통일된 자주국가 건설이라는 광복의 본래 목적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성경에서 말하는 “해방”과 “광복”은 단지 정치적 자유를 넘어서 영적 회복과 하나님의 뜻 안에서의 참된 자유를 뜻한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 8:32). 신앙인에게 자유란 단지 억압에서 벗어난 상태가 아니다. 죄와 거짓, 불의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사는 삶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신앙인에게 이 땅의 해방과 광복도 단지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회복의 역사를 완성해 가는 참여적 과정이다. 하나님의 섭리와 정의가 이루어지는 역사로 이해해야 한다.
그럼 왜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미완의 광복이란 말인가! 여기에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일제로부터의 물리적 해방은 이루어졌지만, 식민주의의 잔재는 여전히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역사 교육의 왜곡, 민족의 자긍심 부족, 외세 의존적 사고 등은 해방 이후에도 우리의 정신을 얽매고 있는 정신적 식민주의이다. 더우기 국제 질서 속에서 우리는 정치·경제·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완전한 자주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광복은 단순한 영토 회복이 아니라 정신적, 정치적, 민족적 자립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여기에 자주적 주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진정한 광복을 위한 준비로 무엇이 필요한가? 우선 역사를 바로 세우기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일제식민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평가로서 일본 당국과 그 협력자들의 대한 과거는 용서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 과거를 바로 보는 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임을 명심하자. 둘째로 올바른 역사 교육을 들 수 있다. 청소년과 국민에게 식민 지배의 본질과 해방의 의미, 분단의 아픔을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역사의식을 가진 국민만이 광복의 의미를 제대로 계승할 수 있다. 신앙인은 특히 하나님의 공의와 진리를 따라 역사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여야 한다.
더우기 남북은 하나의 민족이라는 자각과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서로에 대한 혐오와 이념적 적대가 아닌, 상호 이해와 협력의 토대가 필요한 분단 극복과 통일 의지의 회복이다. 우리는 화해와 용서의 사도가 되어야 한다. “원수를 사랑하라,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는 말씀은 이념적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실천적 과제다.
또한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는다. 국민의 마음과 준비가 먼저다. 통일을 준비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이 병행되어야 함으로 통일 교육과 시민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여기에 자주국가로서의 내적 역량 강화를 위해서 외세에 휘둘리지 않고 자국의 이익과 원칙을 중심으로 정책을 세우는 자주적 외교와 안보 전략이 필요하다. 경제 주권을 확립하고,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 자립,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경제적 자립하여야 한다. 한류의 외적 확산도 중요하지만, 우리 고유의 전통과 정신을 국민이 제대로 알고 계승하는 문화 주체성 확립이 더 중요하다.
광복의 완성을 향하여 어떤 자세로 나아가야 하는가!
우선 우리 민족은 수천 년 동안 찬란한 문화를 이룩해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제 식민 지배는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을 왜곡시켰고, 우리는 때때로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잃은 채 살아간다. 진정한 광복은 식민지배의 아픔과 그에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리고, 역사관을 바르게 이해하며, 우리의 민족적 긍지와 정체성을 되찾는 것에서 시작하자. 둘째로 광복은 누구 하나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주권자로서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고 행동할 때 가능하다.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문화 모든 분야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셋째로 우리의 오늘이 진정한 광복의 시기를 맞이하지 못했더라도, 미래 세대는 그러한 시대를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다음세대에 교육에 대한 투자로서 청년에게 더 나은 기회 제공, 사회 정의 실현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해방에서 광복으로, 그리고 통일로가기 위하여
우리는 해방 80주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여전히 한반도는 분단되어 있고, 민족의 진정한 광복은 요원한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고 있다. “너희는 진정한 광복을 준비하고 있는가?” 진정한 광복은 외세로부터의 해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정신을 되찾고, 자주성을 회복하고, 분단을 극복하며, 하나의 민족으로 다시 서는 일이다.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국제적인 문제해결에 당당하게 주도적이고 선도적 역할을 하여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 기여하자.
8월은 단지 과거의 해방을 기념하는 달이 아니라, 미래의 완전한 광복과 통일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오늘의 우리는 그 길 위에 서서 준비된 국민, 깨어있는 시민, 미래를 여는 세대가 되어, 완전한 광복의 날을 우리 손으로 맞이해보자. 신앙인에게서는 특히 진정한 광복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에서 시작되며, 단지 해방의 기쁨을 기념하는 자가 아니라, 광복을 완성해 가는 순례자임을 자각하자.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자비와 진리를 이 땅에 실현하는 사명을 지닌 존재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