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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파먹는 구더기 북상…美 텍사스, 실제 피해 전 재난선언
- K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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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살 파먹는 구더기
살아있는 조직을 갉아먹는 기생 곤충이 미국 본토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텍사스주가 피해가 발생하기도 전에 재난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지난 5일 나사벌레 확산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재난선언을 발동했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주 법은 가축과 야생동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해충의 확산 위협에 대해 선제적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피해가 실제로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사벌레는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기생파리의 유충이다. 성충은 온혈동물, 특히 가축의 피부 상처에 알을 낳으며, 드물게 사람에게도 감염된다.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숙주의 피부와 조직을 파고들어 자라기 때문에 감염 시 심각한 상처를 남긴다.
문제는 이 해충이 점점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텍사스 당국에 따르면 최근 멕시코 국경과 맞닿은 타마울리파스주에서 10건이 넘는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나사벌레 성충인 파리가 국경을 넘어 이동할 경우 텍사스 전역으로 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 텍사스주, 나사벌레 확산 대비 사전 재난선언 발령
- 멕시코 국경 지역 10건 이상 감염 사례 보고
- 플로리다 환자 몸속서 100~150마리 유충 발견
실제 인체 감염 사례는 충격적이다. 지난해 플로리다주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을 다녀온 관광객이 나사벌레에 감염됐다. 당시 환자의 몸속에서는 100~150마리의 나사벌레가 발견됐으며, 유충이 워낙 많아 흡입 장비가 막힐 정도였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맥스 스콧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곤충학 교수는 “나사벌레 감염은 극심한 고통을 동반하며, 치료가 지연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감염이 시작되면 더 많은 파리가 몰려들어 추가로 알을 낳고, 상처 위치에 따라서는 유충이 뇌 등 치명적인 부위로 침투할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주 정부는 공원·야생동물국, 동물보건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전담 대응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나사벌레 확산을 초기에 차단하기 위한 대규모 시설 건설도 병행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3일 “동물 감염 사례는 약 15만건, 인체 감염 사례는 1240건이 보고된 바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사람에게 즉각적인 감염 위험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CDC는 감염 예방을 위해 기생파리가 서식하는 지역에서는 상처 크기와 위치에 상관없이 노출된 부위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덮어야 하며, 피부 노출을 줄이기 위해 긴팔 상의와 바지, 양말, 모자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의류에는 퍼메트린 0.5%가 함유된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