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잇는 신앙의 다리-한인교회의 오늘과 내일

노재화 목사

성결대학교 전 학장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시 126:5) 이 말씀처럼, 지금 교회가 차세대를 위해 씨를 뿌울 때 미래에는 영광의 수확이 있을 것이다. 

 

이땅에 한인교회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이민자들의 피난처요, 신앙의 요람이 되었다. 1세대는 교회를 통해 눈물로 기도하며 자녀를 키웠고, 이민 사회에서 믿음의 공동체로 세워왔다. 그러나 이제는 세대의 전환점에서 1세대가 은퇴 연령에 접어들어 교체되는 시점에 1.5세 · 2세가 주도하는 세대로 이양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전체적으로 교회 소속이 2020년 기준 50% 이하로 감소하여, 처음으로 과거 70% 수준에서 47%로 하락했다고 한다. 한인 이민 세대 가운데는 59%가 기독교인으로 응답한 반면, 신앙이 없는 사람은 훨씬 적었다. 다만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는 기독교와 무교가 거의 50:50으로 나눠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구조적인 변화와 젊은 세대의 신앙 약화로 인한 신앙의 정체성마져 흔들이고 있다.

 

특히 한인교회는 코비드 19 팬데믹 이후 교인 수와 교회 수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헌금이 70%까지 급감했고, 80%의 교회가 임대료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재정 악화, 교회 폐쇄가 본격화되었다는 불편한 진실이 회자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젊은 세대는 교회를 떠나고 목회 인재 양성도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언어 · 문화 장벽, 세대 간 가치관 차이, 목회 인재의 부재가 위기를 가속화되어가고 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여호와여, 주는 대대에 우리의 거처가 되셨나이다.” (시 90:1) 이 말씀처럼, 하나님은 세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교회의 주인이 되신다. 그러나 교회가 세대를 이을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담론이다. 

 

  1. 문제의 근본 원인

이민 1세대의 ‘민족적 교회’ 정체성과 2세대의 ‘다인종·다문화 교회’ 지향 사이의 충돌을 직면하고 있다는 정체성 위기, 목회자, 장로, 집사 등 교회 리더십이 1세대에 머물러 있고, 2세대가 책임을 맡을 기회가 제한되어있다는 리더십 전환 실패, 주일학교 · 청년부가 체계적 신앙 교육과 리더십 훈련의 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교육 체계 미흡, 그리고 단기적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차세대 전략과 교회 구조 개혁이 늦어지고 있다는 미래 비전의 부재등을 이라고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세대교체의 어려움과 현실인식이다. 1세대 교회는 한국어와 한국적 문화에 기반했지만, 2세대는 영어와 미국 문화를 중심으로 살아간다. 예배의 언어, 리더십 구조, 신앙 표현 방식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1.5세는 그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려 하지만 수적으로 부족하다.

 

신명기에서는 부모 세대에게 이렇게 명령하고 있다.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신 6:6-7). 그러나 현실에서 1세대는 바쁜 생업과 언어 장벽으로 자녀 세대에게 충분한 신앙 교육을 전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전체적으로 밀레니얼 · Z세대의 종교 이탈 현상이 심화(탈종교화, Nones 증가)하고 있다. 한인 2세 청년들도 교회를 ‘부모 세대의 문화공간’으로만 인식, 영적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회 내 권위주의적 문화, 세대 간 갈등, 지나친 정치화가 젊은 층의 반감을 불러와 젊은 세대의 교회 이탈이 노골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로 목회 인재 양성의 위기이다. 오늘날 한인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차세대 목회자 양성이다. 1세대 목회자들은 풍부하나 은퇴 연령에 도달했지만, 영어권 사역을 담당할 2세 목회자는 신학교 진학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로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단순히 인력 부족이 아니라 비전과 투자 부족의 결과이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렇게 권면했다.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딤후 2:2). 바울이 제자 디모데를 세워 후대를 준비한 것처럼, 한인교회도 2세와 1.5세를 목회자로 세우는 일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영어권 사역자를 양성해야 하지만 장학 제도도, 멘토링 체계도, 교단 차원의 전략도 미흡한 상태로 있고, 즉, 재정적 지원 부족, 장학 구조 미비, 교회의 무관심 등으로 어려움이 처해 있다

 

셋째로 코로나19의 쓰나미는 한인교회의 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온라인 예배가 자리 잡으면서 오프라인 공동체는 약화되었고, 교회 재정은 줄어들어 건물 유지와 목회자 사례비까지 어려운 상태에 빠졌고, 일부 교회 폐쇄와 합병이 잦아지면서 지역 한인 사회 내 교회의 존재감마저 축소되어 갔다.

 

하지만 하나님은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주신다. 사도행전의 초대 교회도 박해와 흩어짐 속에서 오히려 복음이 확산되었다.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할새” (행 8:4). 오늘의 교회도 팬데믹 이후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하이브리드 예배, 디지털 선교, 지역사회 봉사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여야 한다. 

 

  1. 차세대 양성을 위한 대책

우선 교회 구조 개혁부터 살펴보자. 이중언어 · 이중문화 교회 모델 개발하고, 예배를 분리하기보다 협력과 공유 모델을 지향하고, 합병 및 연합으로 교회가 변화하고, 소형 교회들이 함께 차세대 사역을 위해 인적 · 물적 자원을 공유하여야 한다. 리더십 세대교체 방안으로 당회 · 재정위원회 등에 2세 리더를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 LA, 시애틀 지역에서 2세 영어 목회 중심으로 전환한 교회들이 부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한 합병 모델로는 뉴저지 몇몇 교회가 합병하여 청년 · 청소년 사역에 집중하고, 새로운 활력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둘째로 목회자 양성 방안 • 장학제도를 강화하여야 한다. 2세 청년들의 목회자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신학교 진학을 지원하는 ‘한인교회 펀드’ 조성과 신학교와의 협력과 멘토링 시스템을 강화하여 1세 목회자와 2세 신학생 · 사역자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멘토링 네트워크을 조성하여야 한다.

 

특히 현지 신학교와의 협력하여 미국 신학교와 파트너십을 맺어 한인 2세 목회자 양성 트랙을 개설 운영한다. 또한 여성교인이 남성보다 많은 한인 교회에서 여성 담임목사는 2.3%에 불과하고, 여성 부목사도 10% 미만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여성 차세대 리더가 모델을 찾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리더십도 고려해 보자. 

 

셋째로 차세대 신앙 교육 • 주일학교를 혁신하자. 언어 교육이 아닌 신앙과 정체성 형성의 장으로 전환하고, 청년 리더십 훈련과 청년들이 실제 사역(찬양, 미디어, 봉사, 소그룹 인도)에 참여하도록 훈련하여야 한다. 문화 접목으로 음악, 미디어,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예배와 교재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넷째로 세대 간 화해와 소통 • 공동 예배와 교제를 개발하자. 디모데에게 전한 신앙 전수로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딤후 2:2). 교회는 1세대를 단순히 과거로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리더십을 전수하는 장이 되도록 세대가 함께 모이는 예배, 간증, 미션 트립을 확대하고, 세대 간 대화의 장을 정례화하여야 한다. 또한 포럼, 패널 토론,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시각을 이해하도록 한다. 이어서 한국 전통 문화와 미국 현지 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세대간 문화 간극을 봅히고 교류을 활성화하여야 한다.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 언어와 문화가 다른 세대들이 화해와 협력의 마음으로 세대 통합 행사와 선교와 봉사 활동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교회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중요한 사명임을 명심하자.  

 

“여호와께서 세대를 대대로 우리의 안전한 처소 되셨나이다.”(시 90:1)라는 말씀처럼, 위기 속에서도 더우기 소망과 인내의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역할이 하나님이 세대 교체를 위한 안전한 피난처가 되신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뉴저지에 위치한 C교회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및 연령별 맞춤 사역을 제공하며, 세대별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아우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또한 Brooklyn 소재 모 교회는 러시아 연해주 출신 고려인을 중심으로 사역을 펼치며,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사용해 다양한 배경의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고 커뮤니티를 제공해 오고 있다고 한다.

 

다섯째로 팬데믹 이후 재건 전략 • 하이브리드 교회의 탄생을 인지하자. 온라인 · 오프라인 병행하고, 해외 흩어진 교인을 아우르는 사역과 교회 간 네트워크로 재정 · 프로그램 공유하여 작은 교회 살리기 운동을 하여야 한다. 지역사회 봉사 확대로 이민 사회 내에서 ‘교회가 꼭 필요한 존재’임을 인식시켜 나가게 한다.

 

온라인 사역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교회’와 지역사회 속에서 봉사와 나눔으로 복음을 실천하여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한인교회가 ‘1세대의 교회’에서 ‘다세대의 교회’, 그리고 ‘다문화 속의 선교적 교회’로 나아갈 결단의 때이다.

 

결론: 세대교체는 도전인가? 기회인가?

 

성경의 지혜로 바라본 미래의 교회에 대하여 세대를 잇는 신앙의 유산으로 시편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대대로 주의 행사를 찬양하며 주의 능한 일을 선포하리이다.(시145:4)” .

 

한인교회의 미래는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가는 신앙의 유산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준비하지 않는다면, 10년 20년 뒤에 이민 교회의 빈자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나,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시 126:5). 지금 눈물로 씨를 뿌린다면, 하나님은 반드시 다음 세대에게 기쁨의 단을 거두게 하실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한인교회가 세대를 잇는 신앙의 다리로 다시 일어서야 할 때이다.

 

한인교회의 위기는 단순한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교체와 정체성의 위기에 따른 신앙의 도전이자 기회일 수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교회가 비전으로 세대를 세우고, 구조를 혁신하며, 품는 사역을 시작하기 원하신다.

 

이 위기의 시기는 교회가 세대를 잇는 신앙의 다리로 다시 일어설 기회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감한 구조 개혁, 체계적인 목회자 양성, 세대 간 소통, 미래를 향한 비전 제시하여야 한다. 교회의 미래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 특히 차세대에 달려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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