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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방치하면 뇌졸중 위험 8배, 10년 후 사망률 35% 높아진다

Woman comfortably resting in bed, enjoying a peaceful morning under the covers.

밤마다 울리는 코골이를 단순한 잠버릇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불편함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수면 중 반복적으로 숨이 멎는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할 경우, 10년 후 심혈관계 사망률이 최대 35% 높아지고 뇌졸중 위험은 4~8배까지 치솟는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이를 두고 ‘침묵의 암살자의 가장 강력한 조력자’라고 경고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막히는 현상을 말한다. 비중격 만곡증, 편도 비대, 혀가 크거나 턱이 작아 기도 공간이 좁아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목젖이나 연구개가 늘어져 있거나 두꺼운 경우에도 기도가 쉽게 막힐 수 있다. 특히 비만은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목 주변의 지방이 많아질수록 기도가 좁아져 수면무호흡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도가 좁아지면 호흡이 멈추고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면서 뇌가 이를 감지해 각성을 유도하게 된다. 이 과정이 밤새 반복되면 혈중 산소 농도가 저하돼 전신에 악영향을 준다. 방치할 경우 고혈압, 심부전, 부정맥, 관상동맥질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대사성 질환이나 신경정신과적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 뇌혈류 공급이 저하되면서 뇌졸중 위험이 4~8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코골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당뇨·고혈압까지 악화

양압기 착용률 상승

체중 관리·옆으로 자기…생활습관 개선이 예방의 첫걸음

수면무호흡증의 증상은 야간과 주간으로 나뉜다. 야간 증상으로는 코골이, 숨이 막히며 헐떡이는 증상, 자주 깨거나 잦은 각성이 나타난다. 주간 증상으로는 낮 동안 심한 졸음, 집중력 저하, 두통, 구강 건조증 등이 발생한다. 리더스이비인후과의원 송기재 원장은 “스스로 본인의 수면 상태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동거인이 없거나 동거인의 잠귀가 밝지 않으면 발견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진단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하룻밤 동안 병원에서 잠을 자면서 무호흡 및 저호흡 발생 횟수, 코골이 정도, 산소 포화도 변화, 뇌파, 근전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수면무호흡증 유무와 중증도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가 일정 부분 도움이 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도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양압기 치료, 수술적 치료, 구강내 장치 등이 있다. 이 중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의 표준 치료법으로 꼽힌다. 송 원장은 “환자들의 초기 치료 옵션 선택 시 비침습적이고 가역적인 선택지를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양압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정도로 비강이나 구강 상태가 좋지 않다면 선제적으로 수술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런 제한이 없다면 먼저 양압기를 사용해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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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압기는 사용 도중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중증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착용률이 높다. 이미 피로가 많이 누적되어 있어 양압기를 사용하는 것에서 오는 불편 자체를 못 느끼고 잠들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신 양압기들은 열선 및 수분 공급 기능이 들어가 구강 건조감이나 겨울 사용 시 불편감을 많이 줄였다.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의 주요 원인으로 기도를 좁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적절한 체중 감량을 통해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수면 자세를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바로 누운 자세에서는 혀와 연구개, 목 주변의 연조직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기 쉽다. 옆으로 자는 자세를 유지하면 원활한 호흡을 도울 수 있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도 필수다. 수면 부족이나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신체 피로도를 증가시키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알코올은 기도 근육을 이완시켜 기도가 더 쉽게 막히게 만들고, 흡연은 기도 점막을 자극해 부종을 유발할 수 있어 금주와 금연이 필수다. 코 건강 유지도 중요하다. 비염이나 감기로 인해 코가 막히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데, 이런 습관이 지속되면 기도가 좁아져 수면무호흡증이 악화될 수 있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홍승노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수면 중 코골이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개인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적절한 예방과 관리를 통해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굿뉴스  kgoodn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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