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권력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본질’

강 현 석 (Henry Kang)
Earth Therapeutics 창업자
기업인
칼럼니스트
트럼프와 머스크 불화에서 배우는
인간관계의 교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간의 공개적인 불화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대선 캠페인 당시 머스크는 막대한 자금과 영향력을 통해 트럼프 당선에 큰 기여를 했고, 트럼프 정부는 그를 ‘행정부 효율성 위원회’에 영입해 공공부문 감축과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그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금은 서로를 향한 조롱과 비난이 뉴스의 중심에 섰다.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부터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동맹이었다. 그러나 기대와 필요가 어긋나는 순간, 그 관계는 순식간에 적대의 수렁으로 빠졌다. 이는 단지 유명 인사 간의 갈등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관계를 맺을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지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이 같은 사례는 한국 현대사에도 있었다. 재벌과 정권이 서로를 필요로 하며 정경유착이 만들어졌고, 그 유착은 정권이 바뀌는 순간 곧장 배신과 단절로 이어졌다. 신뢰가 아닌 이익의 유효기간에 의존한 관계의 말로는 늘 비슷했다.
역사 속 동서양의 사례에서도 이런 관계의 양면성이 드러난다.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는 초기에는 협력 관계였으나, 권력과 후계 구도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결국은 비극으로 치달았다.
서양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윈스턴 처칠과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전시 동맹으로 긴밀히 협력했지만, 전후 유럽의 재건과 소련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인해 관계가 소원해진 바 있다.
이처럼 인간관계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관계가 어떤 토대 위에 세워졌는가 하는 점이다. 계산과 이해득실로 맺어진 관계는 위기 앞에서 가장 먼저 무너진다. 반면 신뢰, 존중, 진정성 위에 세워진 관계는 흔들림 속에서도 오래 버틴다.
지금 이 시대의 리더와 시민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은 관계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이익은 일시적이지만, 신뢰는 관계의 생명이다.
권력은 유통기한이 있지만, 인간관계는 시간과 함께 깊어지는 자산이다.
필자는 50년 넘게 사업을 하며 수많은 파트너와 거래를 맺었고, 때론 갈등도 겪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오래 남는 관계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심, 한걸음 더나아가 주님이 함께하는 세겹줄 관계라는 사실을 체득했다.
인간관계는 유리잔 같다. 조심스럽게 다뤄야 깨지지 않고, 안에 담긴 정이 구슬같이 빛난다.
오늘도 우리는 묻는다.
당신의 인간관계는 무엇 위에 세워져 있는가?
/ 글쓴이 소개
강현석 (Henry Kang) – 1971년 미국 이민 후 50여 년간 글로벌 유통 사업을 운영하며 ‘어스 테라퓨틱스(Earth Therapeutics)’ 브랜드를 창업, 최근에는 클린 뷰티 브랜드 ‘BESHEL’을 통해 K-뷰티를 미국 시장에 전파 중. 뉴욕 교계 및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시사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