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 저자 김애란 

8년 만에 돌아온 김애란, ‘공간’으로  우리 시대의 고독을 말한다.

한국 대표 소설가 김애란이 8년 만에 신작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로 독자들 앞에 섰다. 전작 『바깥은 여름』(2017) 이후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 이번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서늘하고 비정해진 작가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8년 침묵 깨고 돌아온 김애란의 신작
 ‘공간’이 주인공인 7편의 단편소설
 타인 이해의 확장인가, 침입인가

김애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출신으로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등의 소설집과 『두근두근 내 인생』 『이중 하나는 거짓말』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신동엽창작상, 이상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휩쓸며 한국 문단의 중심에 서 있는 작가다. 특히 『달려라, 아비』 프랑스어판이 프랑스 비평가들이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새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에는 2022 오영수문학상 수상작 「좋은 이웃」과 2022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홈 파티」를 포함해 총 7편의 단편이 담겼다. 「홈 파티」는 “사회적 공간 속을 떠다니는 감정의 입자를 포착하고 그것에 명료한 표현을 부여하는 특유의 능력을 예리하게 발휘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소설집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이 주인공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작품 속 표현처럼 “많은 희곡 속 사건은 ‘초대’와 ‘방문’, ‘침입’과 ‘도주’로 시작됐다”며, 인물들이 누군가의 공간을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등장하는 공간들은 다양하다. 집주인의 미감과 여유를 보여주는 우아한 공간 (홈 파티)이나, 값싼 물가 덕분에 생애 처음으로 누리는 사치인 한 달 여행을 가능케 하는 해외 단독주택 (숲속 작은 집), 정성껏 가꿔왔지만 이제 떠나야 하는 전셋집 (좋은 이웃), 회사를 그만두고 전 재산을 털어 연 책방 (레몬케이크) 등이다.

김애란에게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인물들의 삶 그 자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방 한 칸’의 의미를 예리하게 포착해온 작가에게 공간은 경제적·사회적 지표이자 한 사람의 내력이 고스란히 담긴 총체적 장소다. 따라서 공간을 둘러싼 갈등은 서로 다른 삶의 기준이 충돌하는 사건이 된다.

작가는 「홈 파티」에서 핵심 질문을 던진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타인의 공간 방문이 상호 이해의 확장인지, 아니면 기준을 강요하는 침입인지를 묻는다.

‘나’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우리’로 나아가기 어려운 현실, 모든 것이 돈으로 치환되는 시대에서 김애란의 질문은 더욱 절실하다.

공통의 포기와 낙담을 경험한 후 새로운 출발선에 섰을 때, 과연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지켜졌는가. 그것이 바로 누군가에게 안녕과 평안을 묻는 일이 간절해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김애란식 인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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