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어른의 품위 – 저자 최서영
- K굿뉴스
- 입력
사진 출처 =교보문고
유튜브 채널 ‘가전주부’와 ‘말많은소녀’를 운영하며 전 서점 에세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최서영 작가가 신작 ‘어른의 품위’를 통해 던진 질문은 명확하다. 누구나 나이는 먹지만, 과연 누구나 어른이 될 수 있는가? 법학을 전공하고 아나운서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나이만 많은 사람과 진짜 어른의 차이는 바로 품위에 있다는 것이다.
최서영 작가는 책에서 “나쁜 어른의 씨앗은 누구에게나 심겨 있다”고 말한다. 조금 더 살았다고, 조금 더 경험해봤다고 경솔해지는 순간 그 씨앗은 빠르게 자라난다. 지나온 시간을 지혜롭게 활용해 경청하고 겸손해지려는 노력을 기본값으로 착장해야 품위 없는 어른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다. 누구나 늙지만 누구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품위는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아는 성숙함
서로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만드는 품격
작가는 품위를 일차원적인 겉모습이나 거창한 장식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품위는 마음가짐, 말투, 태도, 자세, 신념, 눈빛 등 생각에서 배어 나온다.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기보다는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 순간의 행복을 미루지 않고 만끽할 것, 어디서나 새롭게 배울 점을 찾아낼 것, 조급해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낼 것. 이런 날들이 모여 어제보다 단단한 나를 만들고 품위를 만든다.
책에서 작가는 자신을 완성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여전히 실수를 하고 자기 전 누워서 후회하는 장면을 되풀이한다. 다만 예전보다 자신을 쉽게 미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찬고 금이 간 채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태도 변화가 곧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감각은 휴식이다. 지쳐서 나가떨어지기 전에 조금 일찍 자신을 쉬게 하는 일, 쉬는 것도 감각이라고 말한다. 그 감각을 무시한 채 앞으로만 나아가면 자신만 흐려진다. 누구에게 강요받지 않고 자신의 선택으로 결정해서 멈췄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진정한 휴식의 방식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는 단순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멋진 모습이 오래 단련한 실력이자 차곡차곡 쌓아온 품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좋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그들이 가진 좋은 생각과 습관, 건강한 욕심을 배워 결국 그들처럼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미 그것들이 삶 속에 녹아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너무 익숙해서, 혹은 별것 아니라고 여겨서 제대로 보지 못했을 뿐이다. 간과했던 질문 속에 자신도 몰랐던 감각, 스스로 깨닫지 못한 재능과 흥미가 숨어 있다. 그것을 알아채는 순간 어렵게만 느껴졌던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사회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도 새롭게 정의된다. 단순히 업무를 빠르게 익혀서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인간이라는 존재를 배우는 과정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 자신의 좁은 세계의 상식으로 세상을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 이 깨달음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더욱 깊이 존중하게 만든다. 조금 더 다정하게, 조금 더 이해하려는 태도로 서로를 대한다면 매일 감당해야 하는 먹고사는 일이 지금보단 덜 각박해질 것이다.
최서영 작가의 신작은 전작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의 밝은 에너지에 한층 성숙해진 시선을 더했다. 떠올리기도 창피한 실수를 저지른 과거의 자신, 어려서 서툴렀던 부끄러운 자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스스로를 계속 세상 밖으로 밀어내며 노력한 과거가 모여 현재를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나 자신을 돌보고 단련하며 누구에게서나 배울 점을 찾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 중이라는 솔직함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K굿뉴스 kgoodn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