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저자 태수

사진 출처=교보문고

“죽고 싶은 게 아니다. 그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베스트셀러 에세이스트 태수가 2년 만에 던지는 첫 문장은 강렬하다. 행복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에게 그는 정반대의 해법을 제시한다. 행복해지려 애쓰지 말고, 불행해지지 않는 법부터 배우라고.

‘1cm 다이빙’, ‘홈 in 홈’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태수의 신작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가 출간됐다. 이번 책은 그가 그동안 보여준 위로의 글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작품이다. 요란한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내 삶을 사는 현명한 태도에 관한 58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새로운 것, 짜릿한 것, 남들보다 높은 곳에서 행복을 찾으려 발버둥치지 말라는 것이다. 진짜 행복은 불행해지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저자는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짜릿함보다는 안도감에, 특별함보단 일상적임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그는 시끌벅적 기쁜 일을 찾아다니기보다 울 일이 없고 별다른 나쁜 일이 없는 하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용함은 웃을 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울 일이 없는 상태다. 기쁜 일이 없는 하루가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하루다.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간 조용한 하루들은 인생의 공백이 아닌 여백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삼십 대 후반, 평범하게 사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삶의 목표를 성공이 아닌 만족으로 삼았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전하며, 그는 불행을 너무 잘 알기에 오히려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이 됐다.

불행에 대한 수비력이 진짜 행복이다

도망치지 않는 것도 능력이다

부정으로도 긍정을 만들 수 있다

책 곳곳에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위로가 담겨 있다. “삶에서 도망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넌 모르지. 앉을 자리가 없는 역에서 매일 출근하는 것과 간신히 생긴 자리를 할머니에게 양보해드리는 것. 상사가 튀긴 끈적한 침도 매일 새것처럼 세수하고 털고 일어나 게으름 피우지 않고 모니터를 켜고, 안전화를 신고 가게 문을 여는 그 삶이 사실 얼마나 굉장한 인생인지 넌 모를 거야.”

특히 번아웃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향한 조언이 인상적이다. 섬세한 사람일수록 번아웃이 자주 온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그는 타인의 감정으로 가득 차 터져버릴 것 같은 날엔 나밖에 없는 공간으로 도망가라고 말한다. 그곳에서 자신에게 “나 안 괜찮아”라고 말할 기회를 주라고. 가끔은 남에게 줬던 섬세함을 나에게도 허락하라고.

저자는 포기가 습관이 되면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포기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그게 바로 자신이라고. 절망이 넘치는 시대, 우린 좀 더 운의 힘을 믿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최선의 선택을 하고 최선의 노력을 해도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당연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실패는 온전히 당신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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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가장 독특한 관점은 부정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에는 오답을 너무 잘 알기에 정답에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매일같이 불행하고 실패하고 슬프고 우울하기에 반대로 어떻게 살아야 그러지 않을 수 있는지를 잘 아는 사람들 말이다. 저자는 그게 부정이 가진 힘이라고 믿는다.

그는 “나는 죽고 싶다 말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그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고백한다. 부정으로 똘똘 뭉친 마음을 부술 긍정을 찾아내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고. 이른바 합리적 긍정을 말이다. 불행하기에 행복이 무엇인지 더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역설이다.

요즘 그는 기록적인 실패를 해도 그냥 자신이 웃게 둔다고 말한다. 불행에 적정 기간 따윈 두지 않고 행복이 새 나올 틈도 기껏 메우지 않는다. 실패는 슬프지만 오늘로 끝낸다. 그게 웃음으로 불행에게 보내는 신호다. 마음이 지옥 같은 날, 모든 게 실패한 것 같은 날일수록 보다 공들여 웃고 감사하고 인사하자. 나를 위해서,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저자는 사람에겐 때때로 말없는 위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몇 마디 따끔한 말로 구성된 무정한 위로보다 상처를 이해하고 있다는 깊은 끄덕임과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눈 마주침이 훨씬 더 절실할 때가 있다. “살아”라는 무책임한 한마디가 아니라 살아볼 만한 하루를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울고 싶어지는 날이면 태수 작가의 글을 찾는다. 충분히 울고 다시 나아가기 위해”, “불편한 편의점 이후로 오랜만에 끝나지 않길 바라던 책”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SNS에서 선보인 선공개 원고에도 빨리 책으로 출간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누군가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그토록 조용한 인생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냐고 묻는다. 저자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단호하게 답한다. “물론”이라고.

K굿뉴스  kgoodn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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