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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박 뉴저지 주하원 의원, 의회 부의장 임명 …한인 여성 정치인 입지 확대
- K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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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하원의 엘렌 박(Ellen Park) 의원이 주하원 부의장으로 임명되며 한인 여성 정치인으로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의회 부의장은 의장 부재 시 본회의를 주재하는 핵심 직책으로, 총 80명의 의원 중 의전 서열 8위권 안에 드는 고위직이다. <엘렌 박 주하원 의원실 제공>
동아시아계 유일 3선 의원, 주의회 핵심 권력 8위권 진입
뉴저지주 하원의 엘렌 박(Ellen Park) 의원이 주하원 부의장으로 임명되며 한인 여성 정치인으로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부의장은 의장 부재 시 본회의를 주재하는 핵심 직책으로, 총 80명의 의원 중 의전 서열 8위권 안에 드는 고위직이다. 이번 임명으로 박 의원은 단순히 소수계를 대표하는 수준을 넘어 뉴저지주 의회 권력 구조의 중심에 서게 됐다.
법사위원장·예산위 부위원장까지…삼중 요직 동시 수행
현재 뉴저지주 하원에서 유일한 동아시아계 의원인 엘렌 박 의원은 3선 의원으로서 이번 회기 동안 법사위원회 위원장과 예산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부의장직까지 더해지면서 입법·사법·재정 전반에 걸친 강력한 영향력을 갖추게 됐다.
법사위원회는 형사사법, 시민권익, 공공안전 등 핵심 입법을 다루는 중추 위원회다. 예산위원회는 주 재정 운용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다. 이처럼 중요한 요직들을 동시에 수행하는 의원이 부의장으로 임명된 것은 주하원 지도부가 박 의원에게 보내는 강력한 신뢰의 표시로 풀이된다.
한인사회 권익 신장 앞장…매년 주정부 예산 확보
박 의원은 2021년 뉴저지주 최초 한국계 여성 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첫 임기였던 2022년부터 매년 주정부 예산을 확보해 뉴저지한인회, KCC한인동포회관, 한인상록회, 민권센터, AWCA(Asian Women’s Christian Association), Give Chances 등 한인 단체들에 수십만 달러의 지원금을 배분했다.
특히 2022회계연도에는 뉴저지한인회와 KCC동포회관이 한인 단체 중 최초로 뉴저지 주정부 예산 지원을 받게 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한인 정치인이 주류 사회에 진출했을 때 실질적인 권익 신장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민자 보호 법안 법제화 성공…머피 주지사 서명
박 의원이 발의한 이민자 보호 법안 중 ‘안전한 커뮤니티 법안'(A6308)이 필 머피 주지사 임기 마지막 주에 서명되어 법으로 확정됐다.
이 법은 주 법무장관이 병원, 학교, 법원 등 민감한 장소에서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정책을 개발하도록 규정하며, 예배 장소에 대한 별도 정책도 요구한다. 법 시행 후 180일 이내에 관련 기관들이 이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
박 의원은 “1978년 6살 때 이민 온 이민자로서, 우리 가족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외에도 뉴저지주 법무장관의 ‘이민자 신뢰 지침’을 법제화하는 법안(A6310), 정부 기관의 개인정보 수집을 제한하는 법안(A6309)을 발의했으나 이 두 법안은 머피 주지사가 포켓 비토했다. 박 의원은 새 회기에 이 법안들을 재발의할 계획이다.
형사사법 개혁·총기 규제 법안 주도
박 의원이 공동 발의한 총기 밀매 처벌 강화 법안(A-3789)도 머피 주지사의 서명을 받아 법제화됐다. 이 법은 총기 밀매 범죄와 총기 규제 위반에 대한 처벌 요건을 확대한다.
형사사법 분야에서 박 의원은 공정한 처벌 보장, 인신매매 근절,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저소득층과 소수계가 대량 수감으로 과도하게 피해를 입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복적 사법 프로그램과 재통합 서비스 확대에 힘쓰고 있다.
김치의 날 제정·아시아계 데이터 세분화 법안 성공
박 의원은 2022년 12월 뉴저지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발의했으며, 베트남 전쟁 참전 한국군 예우 법안, 인종차별 제지 법안을 마련하는 등 한인 사회를 위한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왔다.
2024년 1월에는 아시아계·태평양 도서 주민(AAPI) 커뮤니티의 데이터 수집 방식을 개선하는 법안이 머피 주지사의 서명을 받아 법제화됐다. 이 법은 주 정부 기관들이 하와이 원주민, 중동계, 남아시아계, 인도계 등으로 세분화해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규정한다.
머피 주지사는 이 법에 대해 “사람들이 훨씬 더 구체적인 정체성을 갖고 당당하게 설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뉴저지 정치 지형 속 한인 정치인 위상 새로운 단계로
이번 부의장 임명은 뉴저지주 정치 무대에서 한인 여성 정치인의 위상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사로 평가된다.
부의장 임명에 따라 박 의원은 앞으로 주하원 운영 전반에 더욱 깊이 관여하게 된다. 주요 법안 논의와 조율, 회기 운영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면서 뉴저지주 의회 내 발언권과 협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6세 때 미국으로 이민 온 박 의원은 브롱크스 과학고등학교, 뉴욕대학교 정치학과, 호프스트라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엘렌 박 의원은 지역구는 물론 주 전체를 대표하는 핵심 정치인으로서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저지주 전반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반영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