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
우리가 다음세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 K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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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현 석 장로
한인기독실업인회 북미주총연 (KCBMC)전 회장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뉴욕지회 명예회장
이민 1세대의 성탄 성찰
뉴욕의 성탄은 여전히 화려하다. 주식시장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대형 유통업체들은 연말 특수를 누린다. 그러나 이민 1세대가 체감하는 현실은 그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우리는 이 땅에서 무엇을 이루었는가가 아니라, 다음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이다.
이민 1세대는 생존의 세대였다. 언어는 물론, 모든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성탄의 깊은 의미를 사색할 여유보다, 가족을 먹이고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가정과 교회를 세웠으며, 한인사회를 일궈냈다.
그러나 이제 질문은 달라져야 한다. 생존 이후의 책임이 우리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성탄은 한 종교의 기념일을 넘어서, 인류가 구원의 길에 들어선 결정적 전환점이었고, 동시에 인류 문명의 방향을 바꾼 역사적 사건이었다. 기독교는 인간의 존엄, 사랑, 희생, 책임이라는 가치를 인류 보편의 언어로 정착시켰다. 그 위에서 서구 문명은 법치, 인권, 교육 제도, 과학과 예술의 토대를 세웠고, 기독교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한 국가들은 경제·문화·예술·학문 전반에서 인류 역사의 흐름을 주도해왔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 제도, 번영의 상당 부분은 성탄으로부터 시작된 세계관의 열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실을 아는 이민 1세대라면, 성탄을 소비의 계절로만 넘길 수는 없을것이다.
성탄은 변화와 혁신의 부르심이다. 구세주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방향을 바꾸가 위해 오셨다. 성탄은 “괜찮다” 는 위로가 아니라, “이제 달라져야 한다” 는 선언이다. 따라서, 이민 1새대가 이제까지는 신앙을 말해 왔지만, 이제는 어떤 신앙의 궤적을 남길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우리 이민 1세대가 다음세대에 남길 유산은 재산 목록이 아니라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않겠는가.
첫째, 성공보다 가치의 우선순위를 남겨야 할 것이다. 즉, 얼마나 벌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가치 위에서 벌었으며, 어떤 원칙으로 살아왔는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둘째, 기독교적 세계관이 만들어낸 문명적 유산을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신앙은 교회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어떻게 세우는 힘이 되었는지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셋째, 개인의 성공을 넘어, 이민 1세대가 서로 도우며 살아왔듯이, 다음세대도 공동체 안에서 서로 섬김과 나눔의 도를 실천하면서 성장하도록 하는 토대와 길을 예비해 주어야 할것이다.
넷째, 실패와 연약함을 감출 필요 없는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비록 완벽한 부모가 아니더라도, 신앙의 힘으로 7전8기 다시 일어서는 어른의 모습을 남기는 것이 진정한 정신적 유산일 것이다.
그래서, 성탄은 지금도 묻고 있다. 성탄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질문이기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문명의 열매를 누리며 살아왔는가. 그리고 그 열매를 어떤 모습으로 다음세대에 넘겨줄 것인가.”
이민 1세대가 남길 가장 위대한 유산은 “잘 살았다”는 기록이 아니라, 무엇을 믿고, 어떤 기준으로 살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삶의 족적일 것이다. 성탄은 그 기준을 다시 세우라고 우리를 부른다. 그리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 우리 이민 1세대 릴레이 경주자들이 다음세대 주자들에게 실수없이 넘겨주어야 할 릴레이경주 바통과 같은 가장 값진 정신적 유산 (legacy)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