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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완결판) –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 강승영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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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교보문고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도 측량일과 목수일로 생계를 이어간 남자가 있다. 1845년, 그는 월든 호숫가 숲속에 통나무집을 짓고 2년간 홀로 살았다. 부와 명성을 좇는 안정된 직업 대신 선택한 것은 철저한 고독과 소박함이었다. 이 기이한 실험은 17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고전이 됐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이다. 1854년 미국에서 출간 당시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 책은 19세기 가장 중요한 저작 중 하나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됐고, 한국에선 1993년 강승영 역자의 번역으로 처음 소개된 뒤 33년 만에 55만 부라는 기록을 세웠다.
강승영 역자는 번역을 위해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일대를 직접 답사했다. 미국 내 수많은 도서관을 방문해 참고자료를 수집했고, 직접 출판사를 설립해 한국 최초로 《월든》을 출간했다. 개정 3판을 거듭한 끝에 가장 많이 팔린 최고 번역본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이번 55만 부 기념 에디션은 1899년 헨리앨티머스 출판사 판본의 일러스트를 차용해 월든이 읽혀온 역사를 환기했다.
《월든》은 단순한 숲 생활 기록이 아니다. 소로우는 집 뒤 소나무 숲을 응접실 삼아 새들과 노래했고, 직접 콩밭을 일궜다. 물질적 욕심을 버리고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며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과소비와 중노동의 악순환을 끊고 자발적으로 빈곤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책 속에서 소로우는 묻는다. “집을 지을 때 문이나 창문 그리고 지하실이나 다락방이 인간성의 어디에 바탕을 둔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의 일시적인 필요성이라는 이유보다 더 좋은 이유를 발견하기 전에는 건물을 아예 짓지 않기로 한다면 어떨까?”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수레와 헛간으로 피할 때 그대는 구름 밑으로 대피하라. 밥벌이를 그대의 직업으로 삼지 말고 도락으로 삼으라.”

《월든》은 자연의 예찬인 동시에 문명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다. 그 어떤 것에 의해서도 구속받지 않으려는 자주적 인간의 독립 선언문이기도 하다. 소로우는 성공을 위해 필사적으로 서두르는 현대인에게 경고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는 애국심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비판한다. “자기 자신에 대하여 아무런 존경심을 갖지 않는 사람이 애국심에는 불타서 소를 위해 대를 희생시키는 일이 있다. 그들은 자기의 무덤이 될 땅은 사랑하지만, 지금 당장 자신의 육신에 활력을 줄 정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소로우는 1817년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나 1862년 결핵으로 4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짧은 생애였지만 그가 남긴 문학적, 사상적 영향력은 날로 커졌다. 인두세 납부를 거부해 수감됐던 경험을 담은 에세이 《시민의 불복종》은 세계의 역사를 바꾼 저작으로 꼽힌다.
소비와 성공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월든》이 여전히 읽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소로우는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길을 가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도록 격려한다. 물질적 풍요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연과 교감하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탐구하라고 말한다. 17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메시지는 유효하다. 월든 호숫가 작은 오두막에서 시작된 실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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