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교
지금 우리가 가야할 길
- K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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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필상 목사
뉴욕안디옥침례교회 담임
미동부 국제기아대책기구 회장
본문: 사도행전 20장 22-24절
22 보라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지 못하노라
23 오직 성령이 각 성에서 내게 증언하여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나
24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지난해 1년 동안 뉴욕목사회에서 총무로 섬기고, 현재 기아대책 사역을 통해 다양한 교단의 목회자들과 소통하며 느낀 한 가지는 이것입니다. 그것은 좋은 소식보다는 어려운 소식을 더 자주 듣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담임목회자가 지친 마음으로 교회를 떠났다는 소식.
교회 내 갈등으로 성도들이 떠났다는 이야기.
재정적 어려움, 관계적 단절, 그리고 무엇보다 복음의 열정이 식어버린 교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러분, 이런 현실은 바울이 사도행전 20장에서 맞이한 현실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 속에서 ‘성령이 나에게 결박과 환난이 기다린다’고 증언하신다고 말합니다(행 20:23).
즉, 가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울은 멈추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는 생명보다 더 귀한 사명을 붙잡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달려갈 길과 받은 사명이 분명했습니다. 그는 이것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조금도 귀하게 여기지 않겠다고 고백합니다. 바울의 사명은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 즉 복음의 전달자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명은 목회자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주어진 소명적 삶입니다.
과연 이러한 고백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기 생명을 너무 귀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나’의 자리, ‘나’의 평안, ‘나’의 권리, ‘나’의 계획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갈라디아서 2:20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복음은 우리가 십자가에 못박힌 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사명이 분명한 사람은 자기 생명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그 생명을 복음을 위한 재료로 사용합니다.
사명을 위하여 헌신하려 하여도 그런데 현실은 어떠합니까. 갈등과 불신, 낙심으로 인하여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가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바울의 고백을 다시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마치려 한다’는 말은 헬라어로 “τελειώσω (teleiosō텔레이오소)” — 완성하다, 끝내다,
충성스럽게 수행하다 라는 뜻입니다.바울은 성공이 아니라 완성을 말합니다. 교회를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복음에 충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명이 있기에 자리를 지키는 것,사명이 있기에 끝까지 달리는 것,사명이 있기에 다시 말씀 앞에 서는 것—이것이 목회자에게 주신 본래의 부르심입니다.
사명을 회복할 때, 생명도 살아납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0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요10:10)
하나님이 주신 사명은 생명을 잃게 하는 것이 아니라, 되찾게 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지금 약해지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점점 성도의 수는 줄어 가고 교회 재정 역시 힘들어 집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복음에 헌신하는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갑니다.
우리가 사명을 되찾는다면, 교회도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목회자 한 사람, 성도 한 사람이 복음 앞에 무릎 꿇고 “주님, 나의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복음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그 순간부터 회복은 시작됩니다.
사도행전 20장의 이 말씀은 바울이 에베소 성도들과의 마지막 고별 인사에서 한 말입니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어떤 일이 있을지 몰랐지만, 성령께서 결박과 환난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습니다. 왜요? 사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은 우리를 겁먹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사명을 끝까지 마치려는 자를 통해 교회를 다시 일으키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