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 붙이고 버텼더니…사타구니 통증, ‘이 병’ 절대 방치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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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걷기가 힘든 사람

사타구니가 3개월째 뻐근했다. 축구 하다 삐끗한 줄 알았다. 파스를 붙이고 버텼다. 병원을 찾았을 때 돌아온 진단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허벅지뼈 맨 위쪽으로 가는 혈액이 막히면서 뼈 조직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의사는 말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인공관절 수술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부산에 사는 52세 회사원의 실화다. 고관절 질환은 더 이상 70, 80대 노인만의 병이 아니다.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과 퇴행성 고관절염 환자가 연간 13만여 명씩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평균 3%씩 늘고 있다. 그중 20~40대 젊은층이 전체의 17%를 차지한다.

부산 더탄탄병원 윤동길 원장은 “과거엔 70, 80대 골다공증 환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5년간 40, 50대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과음,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외상 후 방치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젊은층 고관절 질환의 3대 원인은 명확하다. 첫째는 과음이다. 알코올이 혈관을 수축시켜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면 뼈 조직이 썩어 들어간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권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빈도가 유독 높다는 연구도 있다. 40, 50대 남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배경이다. 둘째는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이다. 피부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등으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면 대퇴골두 괴사 위험이 급증한다. 셋째는 비만과 외상이다. 과체중은 고관절에 지속적 부담을 주고, 스포츠 손상이나 교통사고 후유증이 더해지면 20, 30대에도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될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의 문제는 증상이 은밀하게 시작된다는 데 있다. 초기엔 사타구니 뻐근함이나 관절 가동 범위 제한 정도다. “삐끗했나 보다” 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방치하면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고, 양반다리를 할 수 없게 되며, 결국 절뚝거리는 파행까지 나타난다. EBS 귀하신 몸에서 고관절 명의 김태영 교수가 직접 밝혔듯, “아픈데도 계속 쓰다 보면 인공관절로 바꿔야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게 된다.”

 

  • 20~40대가 고관절 질환 환자의 17%…더 이상 노인 전유물 아냐
  • 과음·스테로이드 장기복용·비만, 대퇴골두 괴사 3대 원인
  • 고관절 골절 1년 내 사망률 17%…낙상 예방이 치료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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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게 고관절은 생사의 문제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이내 사망률이 평균 17%에 달한다. 해외 연구에서는 최대 30%까지 보고된 바 있다. 골절 없이 사망하는 사람에 비해 10배 높은 수치다. 80세 이상 환자가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2.4배 많다. 골절의 최대 적은 낙상이다.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매년 낙상을 경험하고, 이 중 5~10%가 골절로 이어진다.

윤동길 원장은 “고관절 골절은 예방이 90%”라며 “이미 골절되면 대부분 수술이 불가피하고 회복 과정도 길고 고통스럽다. 평소 뼈 건강 관리와 생활환경 점검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 조기 검진, 실내 조명 개선, 미끄럼 방지 매트 설치, 규칙적인 근력 운동이 핵심이다. 특히 폐경 이후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여성은 50대부터 정기 검사가 필수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더 시급하다. 초기엔 MRI로만 발견된다. 방치하면 대퇴골두가 무너져 내리고, 골괴사 치료 환자만 연간 3만 명이 넘는다.  고관절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사타구니에서 무릎까지 방사통이 오거나, 다리 길이가 달라 보이면 즉시 정형외과를 찾아야 한다.

고관절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다. 음주량을 줄이고, 체중을 관리하고, 통증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 그게 100세 시대 두 발로 걷는 삶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K굿뉴스  kgoodn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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