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영하 10도 폭설도 못 막는 팬티 투혼”…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네이키드 카우보이’

역대급 폭설과 맹추위가 몰아친 지난 2월 22일 밤, 뉴욕 시민들이 주 정부의 외출 자제 권고에 따라 몸을 사릴 때 홀로 맨해튼 타임스스퀘어를 지킨 인물이 있다. 뉴욕의 상징적 인물인 ‘네이키드 카우보이(The Naked Cowboy)'<사진>가 설마 했던 폭설 속에서도 어김없이 팬티 한 장만 걸친 채 등장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출처=amNY

 

역대급 폭설내린 22일밤, 맨해튼 그 장소에 여전히 서 있는 ‘네이키드 카우보이’  

“추위보다 사람들의 눈길이 더 뜨겁다”며 관광객 시선 사로잡아

역대급 폭설과 맹추위가 몰아친 지난 2월 22일 주일 밤, 뉴욕 시민들이 주 정부의 외출 자제 권고에 따라 몸을 사릴 때 홀로 뉴욕 타임스스퀘어를 지킨 인물이 있다. 뉴욕의 상징적 인물인 ‘네이키드 카우보이(The Naked Cowboy)’가 설마 했던 폭설 속에서도 어김없이 팬티 한 장만 걸친 채 등장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뉴욕 온라인매체 amNY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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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설도 꺾지 못한 ‘팬티 투혼’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이 이번 눈보라를 “뉴욕 역사상 10대 적설량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엄중히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본명이 ‘로버트 버크'(Robert Burck, 사진)인 이 괴짜 아이콘은 맨해튼 45번가와 브로드웨이 교차로에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는 살을 에듯 차가운 눈바람 속에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통기타 하나와 속옷 차림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버크는 “이게 내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매일 나온다. 상황이 나쁠수록 더 기분이 좋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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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그를 마주친 한 영국인 관광객이 “도대체 이 추위에 어떻게 견디는 거냐”며 경악 섞인 질문을 던지자, 그는 “당신이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 정말 완벽하게 견디고 있었다”며 재치 있는 농담으로 응수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주차장 잠입과 푸쉬업… 추위 버티는 그만의 비밀은 있었다

하지만 천하의 네이키드 카우보이에게도 나름의 생존 비결은 있었다. 그는 약 20분간의 노상 퍼포먼스 후, 인근 주차장으로 잠시 몸을 피해 숨겨둔 방한 재킷을 입고 체온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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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실 몸을 데우는 게 쉽지 않다. 이건 나만의 ‘치팅(속임수)'”이라며 따뜻한 온기가 나오는 주차장 파이프 옆에서 제자리뛰기를 하고 푸쉬업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시 몸을 달구는 모습을 공개했다.

철저한 준비를 마친 그는 다시 차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점검한 뒤, 화이트아웃(시야 상실) 현상이 일어날 정도의 눈보라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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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는 숫자일 뿐,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버크는 추위에 대해 독특한 철학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눈이 오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 그 온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며 “추위 그 자체보다 내가 이곳에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관심을 받는다는 사실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고 전했다.

재난 수준의 폭설도 막지 못한 그의 엉뚱하면서도 진지한 ‘프로 정신’은 유령 도시처럼 변해가던 폭설 속 뉴욕 거리에 작은 활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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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 폭설 속 ‘맨몸’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역대급 폭설 속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킨 ‘네이키드 카우보이’의 행보는 단순한 기행을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환경에 대한 불평보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을

모두가 재난을 피해 안락한 집 안으로 숨어들 때, 그는 왜 차가운 눈바람 속으로 나섰을까? 그의 대답은 명확했다.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사명감,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는 존재의 확인이다.

이는 현대 사회의 거센 풍파와 경제적 한파 속에서 위축된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환경이 나빠질수록, 상황이 악화될수록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환경에 대한 불평’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과 ‘지켜야 할 자리’에 대한 책임감이다.

거센 눈보라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소명(召命)’등불

특히 종교인들에게도 그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상의 눈보라가 아무리 거세도 각자의 소명(召命)이라는 등불을 들고 제자리를 지키는 것,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주차장)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며(푸쉬업) 다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실천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날씨보다 뜨거운 것은 내 안의 열정”이라는 그의 말처럼, 우리 역시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나만의 ‘기타’를 들고 당당히 서 있을 때, 비로소 혹독한 겨울은 지나가고 희망의 봄이 시작될 것이다.

폭설 속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그의 발걸음은, 오늘 힘겨운 하루를 버티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도 당신의 자리를 지킬 때 가장 아름답고 살아있음을 느낄 것”이라는 무언의 응원을 보내고 있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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