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
11월!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의 유래와 현대적 의미
- K굿뉴스
- 입력
노재화 목사
전 성결대학교 학장
- 추수 감사절의 유래
우선 성경적 배경으로 보면, 구약성경에서는 감사와 찬양이 신앙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등장하게 된다. 예컨대 다니엘서 2장 23절에서 다니엘이 “내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오니”라고 고백하고 있다. 또한 히브리인 전통 가운데에는 ‘감사의 제물’(“todah”, תודה)라 불리는 제사적 관습이 존재했다. 이러한 배경 위에서, 기독교인들은 단순히 물질적 풍요에 대한 축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에 대한 응답적 감사”라는 것에 신학적 의미로 인식해 왔다.
둘째로 아메리카 대륙의 축제 전통 및 추수감사절의 형성에서 보자.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식량 수확 후 감사의 의미로 기독교적 혹은 세속적 제사가 여러 차례 있었다. 예컨대 1578년 캐나다 인근의 탐험대가 무사 귀환을 감사하는 의식을 열었다고 한다. 특히 미국의 전통으로 알려진 1621년의 플리머스 식민지 추수감사연회(Plymouth Colony)의 추수감사 연회는 식민지 개척자들과 인디언인
와파노아그 부족 (Wampanoag)가 가을 수확을 기념해 나눔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여러 주(州)에서 ‘감사일(Thanksgiving)’이 주될 때 지정되었고,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남북전쟁 중이던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마지막 목요일을 전국적인 감사일로 선포함으로써 오늘날의 형태로 굳어졌다고 한다.
셋째로 기독교적 색채와 세속적 적용으로 보면, 초기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둔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헌신’의 의미가 강했다. 반면 시간이 흐르며 가족 모임, 식사, 쇼핑, 여가 등의 세속화된 관습이 섞여 들어가면서 오늘날에는 종교적 의미보다는 문화적·사회적 의미가 더 강조되는 경향을 부정할 수 없다.
- 성경적 근거 및 신학적 의미
우선 감사의 본질과 실천에서 보면, 성경에서는 감사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인식과 고백으로서 중요하다고 본다. 로마서 1장 21절에서 “하나님을 알았으되 하나님으로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εὐχαριστία)도 아니하며…”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감사의 부재가 인간의 타락과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에 조심스런 생각이 든다. 이어 에베소서 5장 18-20절에서는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고 서로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를 하며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양하고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라”는 권면이 나온다. 이처럼 감사는 신자의 일상과 공동체 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드려져야 하며, 특정한 행사나 날뿐 아니라 “항상” 드려지는 것이야 말로 성경적이지 않을까?
둘째로 감사와 공동체의 역할로는 구약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풍요와 구원을 베푸신 뒤 ‘감사제물’을 드리라고 명령하신 것은 개인의 감사가 공동체적 제사로 연계된 예가 아닐까?
기독교적으로 볼 때, 감사는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나야 한다. 나눔, 섬김, 연대가 감사의 외적 표현이다. 이는 처음 식민지 시절의 추수감사 연회에서 식민지 개척자들과 원주민이 함께 나누었던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더우기 감사가 신앙고백이 되는 이유로서도 감사는 단순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인정하고 그분을 향해 ‘드리는 반응’을 들 수있다. 따라서 감사는 겸손과 회개의 맥락에서 함께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링컨의 1863년 추수감사일 선언문에서도 “국가의 불순종에 대한 겸손한 회개”와 함께 하나님께 대한 감사가 제안되었음에서도 알 수 있다.
- 현대적 의미와 기독교적 적용
우선적으로 개인적 · 가정적 의미에서 보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을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며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는 감사의 실천을 생활 속으로 확장한 것이다.
기독교인에게는 이 기회를 통해 “어떤 은혜를 하나님이 주셨는가?”, “나는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는가?”, “내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등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방법으로는 예배, 기도, 찬양, 나눔 등의 신앙적 활동을 포함시키면 단순히 휴일을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신앙적 감사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둘째로 공동체적 · 사회적 의미로서 보면, 공동체 차원에서도 추수감사절은 나눔과 섬김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가난한 이웃을 위한 식사 제공, 자원봉사, 감사 나눔 등이 그 예이다. 또한 감사의 문화를 통해 “풍요에 대한 책임”, “지속가능한 창조질서의 관리(창조신학적 관점)”, “이웃과의 공감과 협력” 등이 강조될 수 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이 날이 단지 ‘먹고 즐기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생명과 일상·관계·세계에 대해 감사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책임 있게 사는 삶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영적 · 미래적 의미로서 신약적 시각에서, 감사는 현재의 삶을 넘어서 ‘하나님 나라’를 향한 소망과 결부된다. 즉,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받은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앞으로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감사는 고난 가운데서도 나타날 수 있는 신앙의 열매가 되어야 한다. 단순한 풍요의 시기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역설의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드리는 감사가 진정한 성숙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즉, 교회·신자들이 한 해 동안 받은 은혜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위해 살아갈 것인가를 묵상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 추수감사절을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우선 감사의 태도 회복으로 보고자 한다. 먼저 하나님께 대한 감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음식·가족·일 등에 감사하기 전에, 그 모든 근저에 있는 창조주 하나님과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해야 한다. 다음으로 ‘은혜의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어떤 어려움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셨는지, 어떤 은혜를 주셨는지를 가족·교회가 함께 나누는 것이 좋을 것이다.
셋째로 ‘나눔의 실천’이 따라야 한다. 풍요의 때에 받은 것을 주변과 나누는 것은 감사의 삶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다. 교회나 가정에서 소외된 이웃, 혼자 있는 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작은 섬김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둘째로 예배와 기도의 요소로 감사 예배는 한 해 동안의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은혜를 돌아보며 찬양과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도는 “하나님, 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받은 것을 잊지 않게 하시고, 주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와 같은 표현이 좋을 것이다. 또한 말씀을 나눔으로는 가족이나 교회가 함께 성경 말씀을 읽고 나누면 좋을 것이다. 예컨대 시편 100편(‘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이 부를지어다’)이나 골로새서 3장 15-17절(“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고… 범사에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등을 적용해볼 수 있다. 더우기 식사 시간에 감사의 나눔으로는 식탁에서 각자 감사한 것을 나누는 시간, 혹은 가족이 번갈아가며 하나님께서 베푸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전통이 될 수 있다.
셋째로 삶으로 이어지는 감사가 뒤 딸아야 한다.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나면, ‘감사’가 일상의 지속적인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일상 가운데서도 “오늘 무엇에 감사할까?”를 묻는 신앙적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받은 은혜를 다시 ‘섬김’과 ‘사역’으로 환원하는 삶이어야 한다. 풍요함을 누리는 자는 넉넉히 나눠야 한다는 성경의 가르침도 잊지 말자(예: 힙13:16 ‘선을 행함과 나눔을 잊지 말라’). 그리고 감사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연결되어야 한다. 즉, 물질적 풍요의 축하뿐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자비·평화를 위해 살아가는 결단으로 이어져야 한다.
끝으로 추수감사절의 기원은 단순히 가을의 수확을 축하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기독교인의 시각에서 보면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찬양, 공동체의 나눔, 그리고 신앙고백의 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성경은 감사가 단지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응답+실천의 형태로 드려져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현대의 추수감사절은 가족·교회·사회가 함께 감사의 마음을 나누고, 받은 은혜를 나눔으로 환원하며, 신앙적 삶으로 이어지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기독교인은 이 날을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고, 그 은혜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삶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방향으로 재정비하는 날로 삼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