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참았다가 반신마비…시니어 어지럼증, 뇌졸중 신호일 수 있다

뇌졸증 전조증상
사진=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남성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에 힘이 빠진 최모씨(70).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라며 집에서 2시간 가량 경과를 지켜봤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뒤였다. 결국 반신마비와 언어장애라는 평생 지고 갈 후유증을 얻게 됐다. 같은 증상으로 즉시 병원을 찾은 박모씨(68)는 1시간도 안 돼 혈전용해제를 투여받아 완전히 회복됐다. 단 2시간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다.

전조 증상을 나이 탓으로 치부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아산병원 김준성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령자 응급상황의 30%는 초기에 나이 탓으로 여기면서 진단이 지연되고, 이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겨울철 어지럼증, 단순 빈혈 아닌 뇌졸중 전조증상
● 시니어 응급상황 30%, ‘나이 탓’ 오인으로 진단 지연
● F·A·S·T 자가진단으로 골든타임 사수해야

 

문제는 시니어의 응급상황이 뚜렷한 통증보다는 ‘평소와 다른 느낌’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젊은층은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 가슴 통증을 호소하지만, 시니어는 일반적인 노화 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워 인지하기 쉽지 않다. 저혈당으로 이따금 어지럼증을 느끼던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특별하게 여기지 못하고 한참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기온 저하로 혈관 수축과 혈압 변동이 겹치며 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어지럼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2014년 약 73만 명에서 2024년 약 98만 명으로 10년간 지속 증가했다.  양지병원 신경과 류창환 전문의는 “급성 어지럼증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상당수는 말초성이 원인이지만, 약 10~25%는 뇌혈관 문제를 포함한 중추성 어지럼증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은 원인에 따라 양상이 전혀 다르다.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 같은 말초성 어지럼증은 머리를 움직일 때 수초에서 수분간 강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반복된다. 반면 뇌졸중이나 뇌종양으로 인한 중추성 어지럼증은 머리 움직임과 관계없이 지속되며, 중심을 잡기 어렵고 비틀거리는 균형 장애가 두드러진다. 복시(사물이 두 개로 보임), 구음장애(발음이 어눌해짐), 한쪽 팔다리 감각 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면 뇌졸중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류창환 전문의는 “중추성 어지럼증을 단순 피로와 빈혈로 오인해 대응이 늦어지면 뇌 손상이 진행돼 영구적인 신경학적 후유증과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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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교수는 뇌졸중 의심 상황에서 자가진단법 ‘F·A·S·T’ 검사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얼굴이 한쪽으로 처지는지, 한쪽 팔에 힘이 빠지는지, 말이 어눌하거나 발음이 부정확한지 확인하고,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뇌졸증 의심 자가진단법 FAST

 

물리치료사 케이와 나가시마 가호는 “고령자의 뇌와 몸의 구조를 이해한다면 고령자가 하는 말이나 행동 배경,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를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며 세심한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혈당, 지질 수치 관리와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 피하기가 중요하다. 겨울철은 무리한 야외 활동과 새벽 외출을 가급적 피하고,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는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이 도움된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여러 질병이 동시에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완벽한 건강을 추구하기보다는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K굿뉴스  kgoodn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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