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10년 선교사역 끝내고 귀환한 황영진∙황은숙 선교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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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목자교회에서 20년을 목회하고 60세 나이에 은퇴후 엘살바도르에서 10년을 선교사로 사역한 (우측부터)황영진·황은숙 선교사 부부가 모든 사역을 마무리하고 뉴욕에 돌아왔다.
선한목자교회 20년 목회 조기은퇴후
엘살바도르 선교로 10년사역 채우고
뉴욕귀환한 황영진∙황은숙 선교사 부부
“하나님께서 일하신 10년의 선교입니다”
"목회경험이 선교사에겐 매우 중요합니다"
60세에 뉴욕 이민목회 조기은퇴를 선언하고 곧바로 엘살바도르 선교를 떠난 황영진목사가 아내인 황은숙 사모와 함께 10년 선교사역을 마감하고 지난달 말 뉴욕에 돌아왔다. 황목사 나이는 어느덧 70세. 이들 부부는 선교지에서 10년을 “하나님의 임재를 알게됐고 그래서 더욱 강건해졌다”고 고백했다.
지난 5일 퀸즈 베이사이드에 있는 한 중식당에서 만난 황영진목사는 자신을 목사라는 호칭말고 선교사로 불러 달라고 부탁했다. 목회하지 않기 때문이고, 이제 어떤 형편에서든 선교할 것이기 때문이란다.
극빈지역 엘살바도르 뽀뜨레리요스 정착
2014년 12월 뉴욕선한목자교회에서 은퇴한 황 목사 내외가 엘살바도르로 들어간 때는 2015년 1월이다. 선교지는 번화가와 한참 떨어진 시골마을로, 그는 이곳을 ‘뽀뜨레리요스’라고 말했다. 극빈국에 분류되는 엘살바도르 안에서도 유독 가난한 지역이라며 아이들은 신발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소개했다.
엘살바도르 극빈지역에 속하는 지역이 선교지였다며 사역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설명하는 황영진 선교사.
또 해발 1,000m의 ‘라스아라라스’지역은 이보다 더 어려운 곳으로, 쇠똥으로 집을 지어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고 했다. 황선교사 부부 주요 사역지는 이처럼 극빈지역이었다.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를 한국에 온 처음 선교사라고 한다면, 그곳에서 저희 부부는 처음 선교사였다”고 말했다. “목회에서 별다른 성과없이 은퇴한 제가 이곳에서 주민들이 최초의 선교사로 여겨주니 그보다 더 큰 영광이 어디있겠습니까!”
영어예배로 이어진 풍토병과 의사의 제안
황 선교사는 처음도착한 선교지 거처가 창문은 물론 잠을 자야 할 방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역초기 집수리를 병행해야 했던 열악한 환경보다는, 사역지에서 자신의 위치가 복음안에서 얼마나 유용했는지, 하나님의 선한 사역에 얼마나 쓸모있는 존재였는지가 중요했고 그것으로 인해 감사했다고 잠시 울컥했다.
황은숙 선교사<좌측>에게 찾아온 풍토병은 사역시작을 알리는 하나님의 방식이었을까? 황 선교사 부부는 사역 10년 내내 하나님의 일하는 방식을 배워야했다고 했다.
황 선교사 부부가 처음 시작한 사역은 ‘영어수업’이었다. ‘파송받은 선교사는 적어도 1년 이상 현지언어와 문화를 습득해야 한다’는 선교훈련 원칙은 ‘참고사항’일뿐 이들에게는 사역문을 여시는 하나님의 손길로 느껴졌다. 영어교육사역(어린이를 위한 방과후 교육)은 강제로 떠밀리듯 시작됐다.
황은숙 선교사의 말이다. “풍토병에 걸렸어요. 손등과 팔둑이 나무껍질처럼 변하더라구요. 선교사라는 제 신분을 안 병원의사가 내뜸 계획을 물었고 저는 영어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고 그냥 대답했죠.”
의사는 현지교회 공간과 아이들을 모집할 수 있다면서 의욕을 보였다. 마음으로만 생각하던 첫 사역의 시작은 풍토병과 함께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한 의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영어노래로 진행된 영어교육사역은 결국 영어예배로 결실을 맺으며 복음공동체로 나가도록 이끌었다.
자녀교육 관심은 선교지라고 예외 아니다
황 선교사 부부는 이같은 사례를 여럿 들며 “선교는 하나님이 하신다”고 연거푸 강조했다.
태권도수업은 물론 축구, 소프트볼, 컴퓨터수업 등을 소개했고, 또 비영리단체 ‘Life of Children’와 연결돼 취약층 어린이 60명에게 무료급식을 실시했고, 뉴욕에 있는 훼이스선교회(대표:전희수목사∙사무총장 권케더린목사)로부터 3명을 비롯해 가난한 아동을 위한 결연후원에 32명을 연결하는 등 예수사랑 실천에 집중했다.
은퇴소식을 접한 엘살바도르 선교센터에 걸린 주민들의 마음을 담은 걸개.
또 훼이스선교회 지원으로 진행된 양계지원 사역은 두 가난한 가정을 일으킨 귀한 사례로 꼽았다. 닭장을 지어주고 병아리들을 지원해 닭과 달걀을 팔아 생계를 잇도록 돕는 사역.
황 선교사 부부사역 중 현지인 교회지도자 배출은 무엇보다 중요했다. 5개교회를 개척했고, 3개교회를 새로 재건한 이후 그 교회들을 계속 이끌고 나갈 현지인 지도자가 절실하기 때문. 과테말라에 본교를 둔 ‘월드비전신학교’와 뉴욕신학대학교(총장:윤세웅박사∙학장:이현숙박사)분교를 꾸준히 운영하며 현지인 교회지도자를 배출했다.
코로나시기, 구제 심방만 총 650여 가정
팬데믹 코로나 상황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일하심을 절절하게 느낀 기간. 20달러 상당의 식료품과 생필품 봉지를 직접 들고 전달하는 심방사역을 반강제로 행하신 것. 총 3차에 이르는 구제사역으로 어림잡아 650가정을 돌본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것을 계기로 교회출석을 시작한 가정도 상당수라고 했다.
선교센터에서 드려진 송별예배에서 황선교사 부부와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현지인 목사가 소개하고 있다.
황 선교사 부부는 잊지못할 사건 하나를 소개했다. 해발 1,000m의 라스아라라스라는 극빈층 지역의 무너져가는 교회를 다시 세우려는 신학교 입학생 알프레도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건. 교회건축이라는 꿈을 안고 신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알프레도 씨가 벽돌을 실은 트럭 전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안타까워한 한인동산교회(담임:이풍삼목사)를 비롯해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고인의 소원이던 교회건축은 성공했고, 고인의 동서가 현재 목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외에 이다윗목사를 주축으로 한 월드밀알선교합창단은 물론 롱아일랜드성결교회와 황규복장로, 선한목자교회(담임:박준열목사), 수정교회(담임:황영송목사), 맨하탄 버티칼교회(담임:이권도목사)등 이름을 언급하며 선교동역자 이상의 사랑을 받았다고 여러 사례를 소개했다. 또 경기중앙교회(담임:이춘복목사), 예수Be교회(담임:박춘묵목사)등은 교회건축에 도움을 줬다고 회고했다.
당분간 안산에 거주…하나님께서 또 쓰실 것 ‘기대’
헤아릴수없는 하나님의 행하심으로 황목사는 “사실 목회할 당시 내 자신과 선교사로서 내 자신은 많이 다른 것 같다”며 “내 안에 하나님으로 가득하다는 확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뽀또래리요스 선교센터를 가득메운 주민들이 송별예배를 드리고 있다.
황 선교사 내외는 평생 헤어져 살았던 황은숙 선교사 부모님과 당분간 함께 산다고 했다. 목회자와 사모로 헌신했던 친정 부모에 대해 황은숙 사모는 “선교지와 이민생활에서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버지는 95세, 어머니는 91세예요. 함께 있을 시간이 많지 않겠지요.”
이민가방 4개를 들고 엘살바도르로 갔던 황 선교사 부부는 10년을 지나 똑같이 4개의 가방만을 들고 돌아왔다. 선교지 살림살이는 현지에서 필요한 분들에게 모두 나눴다. 친정엄마가 당부한 “선교지의 모든 것들은 그곳에 놔두거라. 그것이 올바른 거다.”란 말을 그대로 했다고 했다.
사모 황은숙 선교사는 사역을 마무리하는 이 때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말에 “얘야! 엄마가 두 팔로 환영할께!”란 말을 꺼내며 눈물을 닦아내렸다.
황 선교사 내외는 처갓댁 부모님이 거주하시는 경기도 안산에서 당분간 머물 계획이다.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이 많은 이 곳에서 이들은 자신의 20년목회경험과 10년의 선교사역 경험이 또 어떻게 쓰임받을지 영적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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