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욕목사회 포럼, 한인교회 신앙정체성 다음세대로 계승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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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목사회 주최 목회자 포럼이 10일 롱아일랜드 CTS기독교TV뉴욕방송 공개홀에서 한인교회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아래사진좌측부터)정민철목사, 김진우목사, 이규섭목사, 노진산목사, 회장 한준희목사, 최호섭목사, 전광성목사, 문덕연목사.
뉴욕목사회 주최 목회자포럼 개최
10일 오전 CTS기독교TV 방송홀에서
젊은세대∙기성세대 목회자 7명 패널로
자녀세대와 소통 및 문화이해 등 모색
회장 한준희목사 “이민목회 정책연구 필요성 절감”
뉴욕 한인교회들이 최근 수년동안 교회존립 자체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한국으로부터 이민이 급감한데다 자녀세대인 1.5세와 2세들 역시 한인교회 울타리를 벗어나는 경향 때문이다.
특히 1세 중심의 한인교회가 현재 고령화를 넘어선 상황에서 뉴욕한인목사회 주최로 40대~60대 연령층에 이르는 7명의 패널을 초청해 한인교회가 자녀세대로 이어지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해 주목받는다.
회장 한준희목사<사진>는 포럼개최의 배경을 설명하고, 이날 포럼 진행을 맡았다.
10일 롱아일랜드에 있는 뉴욕CTS기독교TV방송홀에서 뉴욕한인목사회(회장:한준희목사)가 주최한 포럼은 양적으로 매년 눈에 띠게 위축되는 한인교회 실정을 진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포괄적인 면에서 ‘한인교회가 미국사회 속에 계속 존립하며 복음전파를 위한 ‘영적기관의 역할’과 함께, ‘한인정체성 계승’을 위한 기관으로서 현장목회자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번 포럼을 기획한 회장 한준희목사(뉴욕성원장로교회 담임)는 이날 두시간 이어진 포럼의 사회를 맡으며 젊은 목회자들로 리더십이 교체되고 있는 현재 뉴욕지역의 한인교회 흐름을 언급하고, 자녀세대들이 교회를 떠나는 모습과 교인의 고령화 현상, 동포사회에 비친 한인교회들의 부정적 이미지와 미국사회 속 문화적 갈등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토론주제로 올렸다.
이날 포럼에는 김진우목사(메트로폴리탄연합감리교회 담임), 전광성목사(하크네시야교회 담임), 문덕연목사(뉴욕참교회 담임), 최호섭목사(뉴욕영락교회 담임), 노진산목사(믿음이 살아있는 교회 담임), 이규섭목사(제자삼는교회 담임), 정민철목사(뉴하트선교교회 담임)가 패널로 나섰다.
자녀세대는 한인교회를 왜 떠나는 걸까?
한인교회 존립에 대한 위기감은 자녀세대가 한인교회를 벗어나는 경향으로 더욱 커지는 상황. 이날 패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첫째 한인1세대 책임론을 가장 많이 거론했고, 둘째는 사회문화적 갈등 때문이라는 점도 꼽혔다.
[한인1세대 책임론]의 내용은 간단히 말하면, 자녀세대를 ‘어린애 취급’하는 것. 뉴욕교협 청소년센터 대표 최호섭목사는 “늘 어린아이 취급당한다는 불평을 듣고 있다”고 전하면서 “교회안에서 존재감없는 자녀들이 한인교회를 떠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좌측부터)최호섭목사, 문덕연목사, 전광성목사, 김진우목사
40대인 김진우목사도 “한인교회에는 나이와 인생경험을 기준으로 하는 유교적 관념이 크다”며 최호섭목사의 언급을 거들었고, 이민교회 목회만 28년째 한다는 문덕연목사도 “아무리 오래 신앙생활을 해도 성격과 성향, 신앙칼라가 바뀌지 않는다”며 한인교회의 특별한 분위기를 동조했다. 한창 성장시기에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는 자녀세대가 그 공동체에 계속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음에 거론된 점은 [사회문화적 갈등개념]이다. 여기에는 세대갈등 그리고 언어가 포함된 영어권문화가 포함됐다.
CTS기독교TV뉴욕방송은 이번 포럼을 영상으로 편집해 녹화방송한다는 설명이다.
1.5세 출신으로 현재는 영어권 다민족목회를 하고 있는 노진산목사는 “MZ세대는 개인취향이 강하고 개인주의적 표현력이 세대”라고 설명하면서 자신도 이같은 차이로 고민이 많다고 목회고충을 전했다. 영어권인 노목사 자신도 세대차이로 고민이 크다는 고백이다.
최호섭목사는 언어소통 부재로 인한 미국영어권 문화공유의 한계를 꼽으며, 한인교회 이탈요인 중 하나로 언급했으나,이에대한 논의는 길지 않았다.
1.5세 출신인 정민철목사는 조금 심각한 어조로 미국 전반에 퍼진 좌경화 경향을 꼽았다. 그는 영어권인 자녀세대가 보수 한인교회에서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마르크스주의로 대표되는 반기독교정서가 미국사회를 이미 점령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좌측부터)정민철목사, 이규섭목사, 노진산목사.
그는, 좌경화 의미를 "착한 일을 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고 합리적인 삶을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층의 삶의 스타일"이라고 설명하고, 자녀세대는 좌경화된 문화에서 도덕과 윤리적 삶에 머무는 ‘올모스트 크리스찬’(Almost Christian)에 머물고 있어 복음본질에 충실한 목회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교육을 받고 자란세대가 지금은 30대-40대가 되어 그의 자녀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안과 대책에 대한 모색들
한인교회에서 자녀세대 출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녀세대를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교회내 의사결정시스템에 참여시키는 방안이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진우목사는 이것을 ‘평신도지도력 강화’라는 단어로 요약했고, 이규섭목사는 ‘온세대연합예배’를 또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세대갈등 혹은 문화갈등의 갭을 조금이나마 상쇄시키고자 하는 대안이다. 의사결정권 구조 안에 젊은세대 참여를 보장하니 교인구성원 자체가 젊어졌다는 사례제시(이규섭목사)도 있었으나, 교단법과 노회규칙을 따라야 하는 장로교에서는 극히 불가능한 방안(전광성목사-PCUSA)이라는 한계도 나왔다.
교회마다 환경이 허락하는 범위안에서 자녀세대 혹은 젊은층을 위해 방안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꼭 한인 1세대 교회만 고집해야만 하나.
이날 포럼의 이슈는, 성장정체기를 맞은 위기의 한인교회에서 교회존립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자녀세대를 통한 계승이고 이를위해 2세 리더십 양육에 관한 교육연합사업 추진이 제기됐으나, 뉴욕교계의 부진한 연합사업 성과로 인해 이날 논의는 미진했다.
이날 포럼 개회기도를 하고 있는 뉴욕목사회 세대화합위원장 유상열목사<사진>
이런 가운데 1.5세 목회자인 노진산목사나 정민철목사 그리고 한인목회자인 이규섭목사는 한인1세 교회만 고집하지 말고 보다 더 넓은 시야로 볼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자녀세대가 미국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한다든지, 미국교회 혹은 한인영어권 교회에서 사역하는 분위기도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정민철목사는 유대인 예루살렘교회가 핍박기간을 거치며 이방인의 안디옥교회가 세워진 사실을 언급하면서 1세대한인교회가 시대변화를 거치며(=Transition) 이민사회 자녀들에 의해 새로운 형태의 교회로 세워지는 것도 기대해 볼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목사회 부회장 박희근목사<사진>가 마침기도 및 오찬을 위한 기도를 했다.
노진산목사는 언어적 문화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1세대 한인교회라는 한계에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자녀세대를 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더십의 한계’라는 현실문제까지 거론하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노목사는, 조금은 심각한 어조로 “성공주의 성과주의에 갇힌 목회자들이 있어 우려된다”며 심지어 나르시시즘에 빠진 목회자도 다수있는 것 같다고 뼈있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토로했다.
그의 속 뜻은 알 수 없으나, 이날 포럼 주제를 염두에 둘 때 한인교회 존립을 위해 다른배경으로 성장한 자녀세대 및 젊은층을 리더십으로 세우거나 1세 분위기의 교회 구성원으로 신앙생활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개인이나 교회공동체를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것이란 얘기다.
진행을 맡은 한준희목사는 이민목회연구소 혹은 정책연구기관을 만들어 한인교회의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됐다고 마무리했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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