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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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일상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힘’이라고 했다. 영성은 특별한 사람이 소유하거나 무슨 기적이나 대단한 능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 그런 면에서 영성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소중하며 그런 세상이 돼야 한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당신의 형상(Imago Dei)을 따라 지으셨고 소중한 약속과 법칙을 주셨다.
근데 이상한 일이다. 갈수록 사람들이 살맛을 잃고 좌절하며 팍팍한 세상이 된다. 점점 더 발전하며 편리해지는데, 실상은 불안과 두려움이 깊어진다. 돈이 없거나 성공하지 못함 때문일까? 사람과 사회, 세상으로부터 실망과 소외가 점점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절망과 상실감이 삶을 무너지게 한다. 실족하게 한 죄가 얼마나 큰지 주님은 말씀(막 9:42)하셨다.
사람은 ‘약속’과 ‘법칙’ 가운데 살아간다. 세상은 크고 작은 약속들로 이뤄져 있고, 일정한 법칙이 있다. 혼자서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이미 확인되고 인정한 많은 약속과 관계 속에서 서로의 존재는 살아나고 삶의 의미와 가치가 소중해진다. 삶은 새로운 약속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이며, 그것이 지켜지고 유지될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소중한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고 관계가 무시된다면 어느 한쪽에서는 반드시 피해를 보고, 상처를 입은 삶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렇게 우리의 삶과 존재를 뒤흔들고 파괴하는 것이 주변에 너무 많다.
예수는 아버지의 약속이 참되며 그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 오셨다. 인류가 저지른 실수와 잘못을 만회하고 새로운 세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길이 되셨다. 누더기처럼 낡아지고 더 이상의 기대와 믿음을 가질 수 없는 세상에 새로운 약속과 법칙을 이루어 안겨 주셨다. 주님의 말씀이라면 믿을 수 있고, 하나님의 뜻이라면 틀림이 없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런 은혜의 바탕 위에 하나님의 영성을 회복한 사람들이다. 무엇이 더 필요하거나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니다. 예수의 마음을 알고 복음을 간직한 일상의 영성으로 존재하면 된다. 하나님의 약속과 법칙이 우리 모두를 살린다는 믿음을 갖고 일상을 꿋꿋하게 살아내면 된다.
일상의 영성으로 사는 것이 예수를 따라 살기로 하면 쉬울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다. 사실 그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삶을 말하는 것이다. “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눅 6:31)는 말씀이나 “눈에 보이는 작은 형제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마 25:40)는 말씀이 그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참되면 된다. 내가 먹는 것처럼 만들어 나누고, 내가 입을 것처럼 만들면 된다. 내 아이를 가르치듯이 하고, 정치인이라면 누구와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살피고 물으면 된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세상은 우리를 끊임없이 무모하게 만들고, 헛된 꿈을 꾸게 한다. 대박을 터뜨릴 수 있고 얼른 시도해 보라 한다. 모두 거짓이고 사기다. 일상을 무너지게 하거나 부정하는 모든 것은 가짜나 사기가 틀림없다. 착하게 살고 순리로 사는 사람이 바보며 모자란 사람 취급을 받는 세상이다. 정말 그럴까? 우리에게 주신 기본과 일상의 영성을 소중히 여기고 하루하루를 산다면 내게 돌아올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서 진짜 영성과 생명의 존재임이 드러날 것이다.
실망할 일과 실망을 주지 않는 삶이 어떻게 가능할까. 내게 주신 신의 은총과 영성을 믿고 하루하루를 소박하고 진솔하게 산다면 충분하다. 사람들은 작은 것(detail)에 행복하고 또 불행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세상이다. 처음부터 그런 기반 위에 주어졌다.
백영기 쌍샘자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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