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NBC∙NYT∙AFP등 미언론, 트럼프 취임사에 ‘분열조장’∙‘힘 과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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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이 20일 취임사를 마치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미 주류언론의 논평은 '힘을 과시하며 분열을 조장한 연설'이라며 비판일색이다. (AP=연합)
■ 미 언론이 바라본 트럼프 취임사
대부분 언론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
트럼프에 비우호적…"혼란야기" 비난
선거기간 내내 언론과 다투며 고전
황금시대 선언불구 쇠퇴 되돌리는 강경책 주류
일론머스크 인수 ‘트위터’로 대선홍보 기사회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사에 대한 미 주류언론들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다. 선거운동 기간내내 언론보도의 불공정성을 제기해온 트럼프 입장에서는 새로운 현상도 아니다. 그는 두번째 임기에서도 어쩌면 전통적 민주당 지지언론들과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을 인터뷰하는 방송 앵커의 질문을 받고 “바이든에게는 그같은 무례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정책과 선거공약을 물어보라. 왜 내게는 말도 되지 않는 질문을 하는가?”라고 반문하고는 일방적으로 인터뷰 장소를 떠난 일도 있다.
미 언론과 매스컴으로부터 외면받은 트럼프는 민주당 지지자로 가득채워진 미 언론들과 선거기간 내내 힘겨운 싸움을 피하지 못했다. 인터넷 매체도 그에게는 커다란 벽같았다. 유투브는 물론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 북, 인스타그램 등 SNS의 철벽같은 방어시스템을 뚫는데 신경을 써야했다. 결국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사들여 이름을 X로 바꾸면서 트럼프에게 숨통을 열어줬다. 20일 대통령에 복귀한 트럼프의 심정은 말하지 않아도 상상이 간다.
미 언론은 트럼프의 취임사가 자신과 다른 주장을 펼친 민주당과 역대 대통령들 면전에서 비난했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 대표 통신사인 연합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주류언론들의 비우호적 평가를 조목조목 실으며 트럼프 4년 임기가 어쩌면 불안할 수 있음을 나타냈다.
연합뉴스는 대부분 주류 미언론 보도를 인용하고, 20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의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 정부는 신뢰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수년간 극단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이 우리 국민에게서 권력과 부를 뽑아갔으며 우리 사회의 기둥들은 쓰러지고 완전히 황폐해진 것 같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사 일부를 발췌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의 훌륭하고 법을 준수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지만,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보호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정책에 대한 비판을 인용했다. 공격용 취임사는 전임자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
CNN 방송은 "그의 취임식에서 보여준 힘의 과시는 트럼프의 '스트롱맨'(strongman) 페르소나와 전능한 대통령 권한에 대한 시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그의 두 번째 임기가 국내외에서 강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NBC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자 통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지난 대선(2020년) 패배와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에 대한 수사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불만에 사로잡힌 사람의 관점에서도 얘기했다"며 평가절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직 자신만이 살릴 수 있는 무너져가는 나라의 암울한 모습을 그렸다"며 "그는 취임사에서 대부분의 대통령이 선호하는 고결한 주제나 통합적인 표현을 거의 생략하고, 종종 분열을 야기하는 일련의 정책을 소개했다”고 썼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취임사에 대한 시사 전문 칼럼니스트들의 평가를 전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인 E.J. 디온 주니어는 "나는 트럼프가 이번 2기 임기를 미국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기회로 보고 자신의 분노와 복수심을 뒤로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어떤 말을 할 거라고 정말로 바랐다"며 "하지만 이번 연설은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다시 확인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는 역사적인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위한 선서를 하면서 미국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약속했지만, 취임사의 대부분을 자신이 '미국의 쇠퇴'라고 부르는 현상을 되돌리기 위한 강경정책을 선전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7대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은 종종 분열을 일으키는 연설을 통해 불법 이민과 문화 전쟁을 겨냥하며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복귀를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도 취임사의 주요 내용을 전하면서 "트럼프는 자신을 평화주의자이자 통합주의자로 묘사하려 했지만, 그의 연설은 과거 대통령들의 연설과 달리 종종 극단적인 당파적 성향을 보였다"며 "바이든이 근처에 앉아 예의 바른 미소를 짓는 동안 트럼프는 이민에서 외교에 이르기까지 바이든의 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취임식은 두 번 탄핵을 당하고 두 번의 암살 시도를 견뎌내고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2020년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는 시도로 기소된 정치적 혼란 야기자(political disruptor)에게 승리의 귀환을 완성한다"고 비꼬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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