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저지 한인들 '연일감탄' <하얼빈> 퀸즈에서 15일까지 연장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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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얼빈>이 오는 15일(화)까지 퀸즈 AMC베이테라스6 극장에서 연장상영에 들어갔다.
인기급상승 영화 <하얼빈>
퀸즈 AMC 베이테라스6 극장서
오는 15일(수)까지 연장상영
“눈물 나오는 묵직한 감동, 이래서 현빈!”
배은망덕 일본군 장교의 치밀한 추격에 긴장
반일영화 아닌 인류애 담은 리더십의 결정판
“영화를 보며 정말 오랫만에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묵직한 그 무엇이 가슴을 뜨겁게했구요. 잠시나마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었습니다. 진짜 꼭 봐야할 영화입니다.”
뉴욕 퀸즈 베이사이드에 거주하는 김모씨(63)는 오랫만에 느끼는 벅찬 마음에 말문을 가까스로 열며 연신 최고영화라고 극찬을 거듭했다.
실제 독립군 엄인섭을 모델로 역할한 이창섭(이동욱 분) 대한의군 부총장은 안중근 의사 의거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3일부터 <하얼빈>상영에 들어간 뉴욕과 뉴저지AMC극장가에는 한인들이 연일 북새통이다. 한인들은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본 것같다고 입을 모으는 한편 이같은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며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관람을 넘어 단체관람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
뉴욕권사선교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회장 이은숙 권사는 지난 2일 극장을 찾아 첫 개봉날인 3일 단체관람을 문의했으나 상영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는 답을 듣고 실망했다고. 하지만 곧이어 상영날짜가 잡히면서 이후 단체관람 티켓을 예약했다고 안도했을 정도.
대한의군 일본어 통역관으로 등장한 김상현(조우진 분)은 실제인물은 아니지만, 당시 밀정들을 모델로 <하얼빈>에서 열연했다.
이같은 모습은 한인커뮤니티에서도 발견된다. 퀸즈 플러싱 거주 일부 한인들은 AMC베이테라스 6 상영관이 <하얼빈>상영 스케줄을 공지하지 않자 뉴저지 상영관에서라도 봐야한다는 열심으로 포트리와 릿지필드 상영관을 찾아 차량을 운행하기로 하는 등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맨해튼 AMC 엠파이어25 외에 뉴욕에서 유일하게 <하얼빈>을 상영하고 있는 AMC 베이테라스6는 다음주 15일(화)까지 상영스케줄을 대폭 늘리며 관람을 고대하는 이 지역 한인들을 안심시켰다.
신아산전투에서 안중근으로부터 포로에서 석방된 일본군 장교 모리 다쓰오(박훈 분). <하얼빈>에서 메인빌런으로 활약한다.
<하얼빈> 관람평 ---------------------
<하얼빈>은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에서 치러진 안중근 대한의군 참모중장의 독립군과 일본군의 치열한 전투장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인물로만 알려진 것과 다르게 신아산전투 장면은 안중근 의사가 생사를 오가는 실제 전투경험이 풍부한 군인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인간살육의 처절한 전쟁에도
독립운동의 이유와 목표 붙잡은
안중근의 인류애적 가치관 선명
<하얼빈>은 아무리 군인이라도 동료들의 처참한 죽음과 엄청난 인간 살육 현장에서도 독립운동의 이유와 목표를 절대 잊지 않으려는 안중근의 진지한 모습을 다룬다. 반복되는 생존경쟁 속에서 인격과 가치관이 변질되는 이 시대의 가벼운 일상과 큰 대비를 이룬다.
한국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 분)는 <하얼빈>에서 조선 지도자들의 무능을 지적하며 조선백성들의 힘을 언급한다.
그 정점은 바로 일본군 장교로 등장한 메인빌런 모리 다쓰오(배우 박훈)를 살려준 것. 생포한 포로는 살려야 한다는 전쟁포로 규약을 지킨 안중근은, 그 결정으로 인해 자신과 독립군들의 안위가 계속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빠지면서 비난을 받는다. 심지어 밀정이라는 의심도 받는다.
안중근은 자신을 설명하려들지도 설득하려들지도 않고 홀로 괴로워한다. 어두운 회색빛 영상처리는 안 의사의 고독과 두려움을 표출하는데 섬세하게 사용됐다.
아군의 치명적인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적장을 살려내는 안중근의 결정에 다소 분노감을 느끼지만 영화 끝부분에서 말끔히 해소된다. 카타르시스. 오랜만에 느껴보는 마음의 깨끗함이 좋다.
<하얼빈>은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의 대사로 '한국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설명한다. 적장의 입을 통해 한민족의 위대함을 듣는다.
"조선이란 나라는 수백 년간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다.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떨쳐 일어나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
신아산전투에서 남편을 잃은 공부인(전여빈 분)은 폭약을 구하러 사막을 건넜고, 안중근 의사 의거를 돕기위해 <하얼빈>까지 동행한다.
이 대사는 너무나 중요해서 마음속에 깊이 각인됐어야 하는데 한국어나 한글자막없이 일본어와 영어자막으로 만 처리돼 적잖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치명적인 실수·실패 불구
스스로 극복하도록 기회주는
안중근의 거대 리더십에 또 감동
<하얼빈>은 무엇보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실패를 자기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안중근의 긍정적인 인간관을 보여준다. 동료의 배신으로 위기를 맞은 안중근은, 그에게 자신의 배신을 극복하도록 기회를 선물하며 패배감에서 일어나도록 돕는다.
편견과 아집, 정죄와 판단이 일상이 된 우리들에게는 엄청 낯선 광경. 풍부한 삶을 살아내지 못하는 작금의 우리들을 엄히 꾸짖는 듯하다.
그래서 <하얼빈>을 반일영화로 보는 것은 영화의 전체흐름과는 사뭇 다른 관점이다. 나라사랑과 민족사랑이 국가주의에 머무르지 않고 인류애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를 통해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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