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인종(흑인∙라틴계) 입학 우대조치 위헌판결에 '환영 VS 맹비난'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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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법원의 소수인종 입학 우대정책 위헌판결을 비난하며 대법원이 있는 워싱턴DC에서 반대피켓을 든 시위참가자들. <AP=amNY>
대법원, Affirmative Action 위헌판결
1965년 9월부터 시행되다 58년만에 종식
에릭 아담스 시장∙알 샤프턴 목사 등 “비난”
최윤희 회장 “일단 환영…경쟁은 공정해야”
미연방 대법원은 소수인종에 대한 고등교육기관의 입학 우대정책인 소위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 ‘인종적 고정관념을 수반한 위헌’이라고 29일 판결했다.
이 판결에 공화당을 포함한 보수그룹들은 대대적으로 환영을 표시한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위시한 민주당 등 진보진영은 맹비난하며 반대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흑인과 라틴계 소수인종에 대한 고등교육기관 입학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은 민권운동 이후 미국 주류인종과 교육격차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1965년 9월부터 시행해 오다 이번 대법원 위헌판결로 약 58년만에 중단하게 됐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과 알 샤프턴목사 등 '맹비난'
대법원은 29일 표결에서 6대3으로 소수인종 입학우대조치에 대해 위헌판결을 결정했다고 공포하면서 이 정책은 불가피하게 인종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활용한 정책이라고 해석을 달았다.
소수인종 입학 우대정책 구두심리가 열렸던 지난해 10월31일 워싱턴DC 대법원 앞에서 피켓을 든 시위학생들. <AP=amNY>
이 소식이 전해지자, 에릭아담스(Eric Adams)뉴욕시장과 흑인인권운동가 알 샤프턴목사(Rev. Al Sharpton)등은 일제히 우려하며 대법원의 위헌판결을 강력 비난했다.
에릭 아담스 시장은 “이 결정은 역사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커뮤니티에 피해를 줄 뿐만아니라 많는 교육기관의 다양성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인종적 경제적 불평등을 영속화할 것”이라며 지극히 당파적 결정임을 분명히했다.
저명한 민권운동가인 알 샤프턴목사는 이번 위헌판결을 ‘미국 흑인의 등에 꽂은 단검’에 비유하며 맹비난했으며, 로드니즈 비쇼트 허멜린(Rodneyse Bichotte Hermelyn)하원의원은 “모두를 위한 공평하고 접근 가능한 교육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다”고 일갈했다.
일부 아시아계 단체는 이번 판결이 다양한 커뮤니티 사이의 단결력을 와해시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고립이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하버드대학을 상대로 소수인종 입학 우대정책 폐지소송을 제기한 단체 SFFA가 29일 대법원 앞에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AP=amNY>
최윤희 학부모협회장 “경쟁은 공정해야…대환영”
하지만, 한인단체장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경쟁은 어디에서나 공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장은 “우수한 한인자녀들이 소수인종 입학우대정책으로 불이익을 받은지 이미 오래됐다”면서 “지금이라도 공정하게 경쟁하게 되어 다행”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미국주류사회로 진출하는 확실한 길은 우수한 학력인데, 이것이 공정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며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우수학생들에 대한 교육당국의 특별한 정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이 소수인종 연대를 약화시킬까 우려하는 입장도 있다. 아시아계 아동 및 가족연합 이사회(Coalition for Asian Children and Families) 의장 아트창(Art Chang)은 “흑인과 원주민, 라틴계 및 기타 유색인종 커뮤니티와 연대를 위해 수십년 동안 노력해온 우리의 결실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주 교육국 “깊은 실망감” 정책대안 마련 시사
뉴욕주 교육부(NYSED)와 교육위원회는 즉시 성명을 발표하며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고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모든 학생들이 공평하게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혀, 정책적 대안마련에 나설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성명은 “뉴욕주 공립 및 사립대학은 NYSED와 함께 유색인종 학생을 포함하여 소외된 학생들의 다양성과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래 노력해왔다”며 향후 정책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대학입학 때 인종적 고려를 금지하는 곳은, 캘리포니아주, 미시간주, 워싱턴주, 아리조나주,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네브라스카주, 뉴햄프셔주, 오클라호마주 등 9개주다.
한편 이번 대법원 소송은 보수단체인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the conservative group Students for Fair Admissions)에 소속된 아시아계미국인 그룹이 하버드대학을 상대로 대법원에 제기한 것으로, 명문대학의 적극적인 우대조치 관행이 아시아계 지원자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 소송이다.
윤영호 기자 yyh60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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